송파 단지 1가구에 8천 명 몰려
7년 전 분양가로 나와 5억 시세차익 기대
세종시는 56만 명 신청 기록 경신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지만, 여전히 ‘로또 청약’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수억 원 차익’ 기대감에 전국이 들썩
6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서울과 세종에서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놀라운 경쟁률이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e편한세상 송파파크 센트럴’의 84㎡ 1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8천 명이 몰렸다.

이 물량은 7년 전 분양가 수준인 9억 8천75만 원에 나왔다. 지난해 11월 동일 평형이 15억 1천500만 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당첨자는 5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단지는 2020년 6월 입주한 1,199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교통과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소 물량이 재공급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린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세종시에서는 56만 명 ‘로또 청약’ 도전

세종시에서는 더 놀라운 기록이 나왔다. 소담동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 84㎡ 타입 1가구 모집에 56만 8천735명이 신청했다.
공급가는 3억 2천100만 원으로, 주변 시세와 3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폭발적인 신청으로 청약홈은 일시적 서버 장애를 겪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오전 9시 10분부터 10분간 일부 접속자가 지연을 경험한 것은 맞지만 자체 서버에 감지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동탄역 롯데캐슬, 래미안 원펜타스, 호반써밋 목동 등의 인기 단지 청약이 겹치면서 서버가 마비됐던 사태를 연상케 했다.

불황 속 더 뜨거워진 ‘로또 청약’
호갱노노가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무순위 청약 단지들이 1월 인기 단지 상위권을 휩쓸었다.
서울 금천구 ‘한신더휴 하이엔드 에듀포레’, 경기도 양주 ‘e편한세상 옥정리더스 가든’ 등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1만 2,032세대의 대단지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1월에도 상위권을 지켰다.

이 단지는 이야기 게시판 누적 리뷰 수가 1만 1,114건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최다 리뷰 단지로 선정됐다. 입주민들의 높은 만족도가 입증된 셈이다.
직방 빅데이터랩 김은선 랩장은 “정치·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가진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몇 년 전 가격으로 분양이 가능한 무순위 청약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과열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다음 달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개편안에서는 유주택자의 청약 제한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로또 청약은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차단하면서도 실수요자들의 기회는 보장하는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