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불길한 전망에도 “우리는 다르다”…결단 내린 서학개미

월가 거물들의 불길한 전망에 투자자들 공포감 확산
관세전쟁에 주요 지수 하락세, 트럼프 효과 사라져
그런데도 서학개미들 레버리지 상품에 1조 원 투자
서학개미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 출처: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이며 변동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부 국내 투자자들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매수세를 유지하며 위험한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의 섬뜩한 경고… “안전벨트 매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 그룹의 하비 슈워츠 CEO는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인베스트 콘퍼런스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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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 출처: 연합뉴스

라자드의 레이 맥과이어 사장도 “현대에 들어 이런 수준의 관세를 본 적이 없다”며 이번 무역 조치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시장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 역시 “이런 관세 장벽이 새로운 표준이 된다면 글로벌 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서학개미, 패닉 속 레버리지 ETF 매수 강행

이처럼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1조 원 이상 사들이는 과감한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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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 출처: 연합뉴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2월 25일부터 3월 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3개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테슬라, 나스닥 지수 관련 레버리지 ETF였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일일 성과를 3배로 추종하는 ‘SOXL’ ETF가 3억 7640만 달러(약 5400억 원) 규모로 가장 많이 순매수됐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TSLL’ ETF는 2억 3240만 달러(약 3300억 원)어치 매수되며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SOXL은 엔비디아 급락 속에서 18.19% 떨어졌고, TSLL은 12.0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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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 출처: 연합뉴스

나스닥 지수를 3배로 따르는 ‘TQQQ’ ETF 역시 9.71% 내리며 손실이 불어났다. 그럼에도 서학개미들은 적극적으로 추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 “고위험 상품, 신규 매수 제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해외 증시에 상장된 3배 초과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신규 매수를 금지했다.

이는 올 초 양자 컴퓨팅 관련주인 아이온큐(IonQ)가 하루 만에 40% 이상 폭락하면서 3배 추종 상장지수증권(ETP)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 것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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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 출처: 연합뉴스

변동성이 높은 레버리지 상품이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안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JP모건 역시 고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다수의 국가를 상대로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의 끝은 어디인가… 투자자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무역 긴장이 계속되면 세계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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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 출처: 연합뉴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알랭 보콥자 글로벌 자산관리 책임자는 “글로벌 무역 전쟁은 결국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게임”이라며 “누가 더 많은 것을 잃느냐의 문제일 뿐, 최종적으로 모든 국가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은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공격적인 베팅이 성공할지, 아니면 더 큰 손실을 부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시장이 출렁일 때일수록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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