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주주들 긴장해야”… 트럼프발 7월 ‘추가 관세’ 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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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
미 로스앤젤레스 항구/출처-연합뉴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16개 주요 교역국을 겨냥해 대규모 무역 조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 11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개시를 공식 선언하며, 오는 7월 하순까지 조사를 완료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의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직후 나온 강력한 통상 압박 카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구조적 과잉 생산능력 및 과잉 생산과 연계된 불공정 무역 관행을 검토할 것”이라며 한국, 중국, 일본, EU, 싱가포르, 스위스 등 16개 경제주체를 조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현재 모든 국가에 부과 중인 무역법 122조 기반 15% 글로벌 관세에 더해, 국가별 맞춤형 추가 관세가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정 패배’ 후 꺼낸 무역법 301조… 무엇이 다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연합뉴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0일 연방대법원으로부터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자, 당일 기자회견을 열어 즉각 301조 조사 착수를 예고했다. 법원의 제동을 우회하는 ‘플랜B’를 꺼낸 셈이다.

그리어 대표는 “주요 무역 파트너들이 국내 및 글로벌 수요와 부합하지 않는 과도한 생산 능력을 구축해왔다”며 “지속적 무역 흑자, 미국과의 양자 무역 흑자, 저활용 생산 능력 등이 조사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제조업 강국들도 ‘과잉 생산’ 혐의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7월 데드라인… 빠른 속도전 예고

USTR은 조사 일정을 촘촘하게 공개했다. 3월 17일 서면 의견 제출 창구를 열고, 4월 15일까지 접수를 마감한 뒤 5월 5일 공청회를 연다. 당사자의 반박 의견은 공청회 후 7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그리어 대표는 “무역법 122조의 150일 시한(7월 하순)이 만료되기 전 조사를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301조 조사가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정치적 결정을 뒷받침할 근거 마련을 위한 ‘속전속결’ 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리어 대표는 “조사 결과물을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불공정 무역 관행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미리 방향성을 시사했다.

한국 정부 “합의 지켰는데”… 추가 관세 먹구름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출처-뉴스1

한국은 지난 2월 미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체결하며 일부 관세 완화를 받아냈다. 그러나 그리어 대표는 “기존 합의는 유효하지만, 301조 조사는 관세나 기타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못을 박았다. 즉, 합의 이행국이라도 추가 관세 면제는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3월 6일 미국에 파견해 그리어 대표 및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협의했다. 한국 정부는 “양국 통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아직 USTR로부터 공식 조사 착수 통보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당국 관계자들은 “미국이 글로벌 관세 이후 특정 국가를 겨냥한 선택적 압박으로 정책 방향을 완전히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사 외에도 디지털 서비스세, 의약품 가격, 수산물·쌀 시장 접근성, 환경 문제 등 “미국 산업계가 문제를 제기해온 이슈들”에 대한 추가 조사도 예고했다.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은 앞으로 4개월간 다층적 통상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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