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AI가전으로 실적 개선중
트럼프發 철강 관세 폭탄 소식에
38억 달러 시장 ‘흔들’…대응책 ‘고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강 파생제품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가전업계가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 조치는 한국의 주요 가전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와 기업들은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생활가전 시장, 삼성·LG 점유율 42% 달해
미 상무부는 연방 관보를 통해 50% 관세 부과 대상 품목으로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 조치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번 추가 관세 부과가 발표된 항목들의 대미 수출액은 2024년 연간 기준으로 36억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의 2.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두 기업의 매출 기준 합산 점유율은 42%에 달하며, LG전자가 21.2%로 1위, 삼성전자가 20.8%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는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으로의 생산 이전과 ‘스윙 생산 체제’를 통한 유연한 생산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전업계와의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가전업계 공동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가전 기업과 중소·중견협력사들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절한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하반기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점검과 지역별 대응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관세 조치는 한국 가전업계에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생산 거점 다변화와 프리미엄 제품 확대 등을 통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 생산 기지를 옮기는 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한국 가전업계의 성공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들의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차원에서도 관세 인하를 위한 협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