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최악 구직난… “아들 방에서 울음소리 들리네” 부모들 ‘발 동동’

구직자 3명에 일자리 1개 뿐인데
기업들은 ‘인력 감원’ 나섰다
구직난
최악의 고용 한파 / 출처 : 연합뉴스

“취업만 되면 뭐든지 하겠다고 했는데, 자리가 없대요.”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심각한 고용 한파가 닥쳤다.

지난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워크넷을 통한 신규 일자리는 13만 5000개였지만, 구직 인원은 47만 9000명에 달했다.

구인 배수(구직자 대비 일자리 수)는 0.28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월(0.23)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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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용 한파 / 출처 : 연합뉴스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각각 16개월, 18개월 연속 감소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보다 기존 인력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직원 수는 1년 새 2346명 감소했다.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유통업계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직원 수가 14% 줄었고, SPC그룹의 파리크라상도 10% 가까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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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용 한파 / 출처 :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서는 300인 이상 기업의 53.7%, 300인 미만 기업의 31.1%가 올해 채용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청년층 실업 심화…‘그냥 쉰다’는 인구 역대 두 번째

특히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채용이 축소되면서 체감 실업률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는 314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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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용 한파 / 출처 : 연합뉴스

이 여파로 청년층(15~29세) 취업률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청년 취업자 수는 375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14만4000명 줄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그냥 쉰다”고 응답한 청년은 42만 1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 채용 시장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임원의 22%를 퇴임시켰고, SK그룹도 실적 부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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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용 한파 /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대기업들이 대규모 공채를 축소하고 필요한 인력만 선별 채용하면서, 취업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지원자가 많아 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인력 효율화를 진행 중”이라며 “정년퇴직 외에는 인력 감축이 어려운 구조라 신규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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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0년전에도 일자리 없고 20년전에도 일자리없고 200만원짜리는 하기싫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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