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팔고도 “남는 게 없어요”… ‘허리띠 졸라매기’ 나선 업계,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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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은 북적여도 남는 건 적다
단체급식업계, 매출 늘고 이익은 줄어
기업들, 푸드테크·해외시장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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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업계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점심시간엔 자리가 없을 정도인데, 매달 남는 돈은 줄었다.”

최근 한 급식업체 관계자가 털어놓은 말이다. 인건비와 식자재비가 치솟는 가운데 저가 납품 경쟁까지 겹쳐 주요 급식업체들이 ‘장사 잘돼도 허리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실적은 성장했지만, 이익은 뒷걸음질

15일 각사 실적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올 1분기 771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0억 원으로 40.6%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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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업계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CJ프레시웨이도 매출은 9% 넘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8% 오르는 데 그쳤다. 현대그린푸드는 2% 수준의 매출 성장에 3.4% 수준의 이익 증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 이를 가른 핵심은 단체급식 사업 의존도였다. 삼성웰스토리는 전체 매출의 60%가 단체급식에서 나오고, 현대그린푸드는 47.2%, CJ프레시웨이는 24% 수준이다.

삼성웰스토리 측은 “식수 증가와 신규 고객 확보로 매출은 늘었지만, 통상임금 부담과 식자재 단가 인상 여파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는 구내식당 특성상, 비용 상승분을 떠안는 구조가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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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업계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이에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자회사 편입을 통해 식자재 유통 구조를 효율화했고,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 등 가맹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베트남과 헝가리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편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손잡고, 해외 급식 사업장에 한식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현대차 공장 급식에 떡볶이와 잡채밥, 불고기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 ‘K-푸드 데이’도 그 일환이다.

“단체급식은 포화 상태”… 대형 M&A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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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업계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 5월, 매출 2조 원대의 급식업체 아워홈을 약 87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인수를 주도한 김동선 한화호텔 부사장은 “아워홈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식음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과거 30년 넘게 급식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만큼, 푸드테크 기반의 주방 자동화와 외식·연회 부문까지 포함한 ‘통합 식음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대기업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급식 산업은 구조상 변동폭이 적은 편이지만, 이번 인수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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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업계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단체급식 시장은 이미 ‘N분의 1’ 경쟁이 고착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익을 늘리려면 결국 식자재 유통, 외식, 해외 진출 등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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