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산유국?”…’대왕고래’ 끝났지만, 정부 재시동 걸었다

1차 시추 실패에도 동해 심해 가스전 입찰 개시
경제성 부족 대왕고래 대신 4개 해저광구 대상
전문성 논란 속 새로운 투자자 찾기 나서
동해 가스전
동해 가스전 입찰 개시 / 출처: 연합뉴스

동해에서 ‘한국판 석유 신화’를 쓰겠다는 정부의 야심 찬 계획이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초 이뤄진 대왕고래 구조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한 해외투자 유치 입찰을 본격 개시하며 사업에 재시동을 걸었다.

새출발 선 동해 가스전, 해외 투자 유치 나서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1일 ‘동해 해상광구 지분 참여 입찰 공고’를 시작했다고 23일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시스템)를 통해 밝혔다.

동해 가스전
동해 가스전 입찰 개시 / 출처: 연합뉴스

입찰 대상은 울릉분지 내 해저광구 6-1S, 8/6-1W, 6-1E 및 8NE 등 4개 구역으로, 총면적은 약 2만58㎢에 달한다.

석유공사는 6월 20일까지 입찰을 받은 뒤 7월 4일까지 평가를 마치고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부터는 선정된 기업과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후 추진되는 후속 조치다.

올 초 진행된 탐사·시추에서 대왕고래 구조는 일부 가스 징후가 발견됐으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동해 가스전
동해 가스전 입찰 개시 / 출처: 연합뉴스

이에 석유공사는 기존 2개 조광권을 반납하고 정부는 이를 4개 조광구로 재편해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로 결정했다.

새 투자자 찾아 나선 정부, 전문성 강화에 초점

이번 입찰에서 석유공사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수심 305m 이상 심해에서 일평균 10만 배럴 이상의 생산 실적을 가진 대형 에너지 기업이나, 한국해외자원개발협회 회원사로 일평균 1만 배럴 이상 생산 실적이 있는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최근 3년 내 석유공사와 한국 내 해양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기업도 지원 가능하도록 했다.

동해 가스전
동해 가스전 입찰 개시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엄격한 기준은 지난 대왕고래 프로젝트 당시 논란이 됐던 컨설팅사 액트지오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액트지오는 2023년 2월 석유공사와 129만 달러(약 18억 9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으나, 회사의 실체와 전문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직원 수가 단 1명이었고, 연평균 매출은 2만 7701달러(약 4063만 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사무실 주소가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가정집으로 확인됐고, 계약 당시에는 세금 체납 상태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동해 가스전
동해 가스전 입찰 개시 / 출처: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도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170만 달러(약 24억 9000만 원) 규모의 추가 용역까지 맡겨 “특혜” 논란과 “40억 원 먹튀” 비판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석유·가스전 개발 관련 정부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황에서,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한 사업 동력 유지는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석유공사는 데이터룸을 통해 각 해저광구의 지질학적 시추 자료 등 세부 정보를 공개하며 투자 유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입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의 ‘산유국 꿈’이 계속될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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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부는 국민들의 혈세를 유용하게 활용 해야지요.타당성이 없는 사업에 투자에다 하는지요.정말로 이해가 안돼요.도대체 이정부는 무지하고 얼빤하게 막 나가는지 미쳐돌아 가네요?

  2. 지식이 없으면 검색이라도 해보시라
    평화와 자유는 공짜가 아니듯
    산유국도 공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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