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막을 수 없다”는 중국의 외침
대만이 화웨이·SMIC를 막자,
중국도 ‘경고장’ 날렸다

대만이 중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 화웨이와 SMIC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두 회사에 반도체 관련 장비와 기술을 수출하려면 이제 대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은 바로 다음 날 “가만있지 않겠다”며 강경하게 반응했다.
대만, 왜 하필 지금 중국을 견제하나?
대만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행정조치가 아니었다.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대만도 서방의 흐름에 발맞춰 ‘중국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많다.
대만은 그동안 포토리소그래피 장비처럼 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을 막아왔지만, 특정 기업을 찍어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정부는 여기에 일본·러시아·독일에 있는 화웨이 산하기관들까지 포함시켰다. 블룸버그는 “이 조치로 화웨이와 SMIC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자재·장비 접근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와 SMIC는 중국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면서 가장 공들이는 회사들인 만큼, 중국의 반발은 거셌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 열흘 뒤인 지난 25일, 중국은 공식 브리핑을 열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민진당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며 자국 산업까지 해치고 있다”며 “외세에 기대 대만 독립을 꾀하는 이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양안의 정상적인 경제 협력을 깨뜨리는 이런 조치는 결국 대만 스스로의 경쟁력도 해치게 될 것”이라며 대만 기업들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중국은 구체적인 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23년, 화웨이와 SMIC는 미국 제재 속에서도 자체 기술로 7나노 반도체를 만들었다. 중국은 이 성과를 근거로 기술 자립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끊이지 않는 반도체 전쟁, 그 한복판의 대만
대만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반도체 강국이다. 애플,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IT 기업의 칩을 생산하는 TSMC도 대만 기업이다.
그런 대만이 자국 기술이 중국 기업에 흘러들어가는 걸 막으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의 연결성이다. 중국은 여전히 대만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양안 경제는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나 SMIC만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라, 대만의 일부 공급망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이제는 전략 무기처럼 다뤄지고 있다.
미중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만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지정학적 선택의 일환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