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술력도 소용없다”…벼랑 끝까지 몰린 기업들, 이 정도라니

대출·경쟁·인건비 ‘삼중고’에
무너지는 중소기업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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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이러다 다 무너질 판이다.”

충남 당진의 자동차 금형업체 A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180명의 직원을 두고 활발히 사업을 이어가던 회사였다.

테슬라에 자동차 헤드라이트 금형을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이 회사가, 4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매출은 급감하고, 고금리로 인해 대출 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끝내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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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이와 같은 상황은 A사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 들어 중소기업들의 줄도산과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19% 증가했고,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000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들은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077조 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금액의 상당 부분이 기존 대출을 갚기 위해 빚을 더 내는 악순환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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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수출 중소기업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출 중소기업의 26.3%가 계약 지연, 감소, 취소 등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해 수출마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경기도의 한 제조업체는 “환율이 갑자기 올라 계약 금액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며 “해외 거래처는 환율 변동을 이유로 결제를 앞당기거나 단가를 낮추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는 “고환율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장 라인 멈췄다”… 감원과 폐업의 연쇄 작용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단순히 재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경영 악화로 인한 감원이 이어지면서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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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인천의 한 자동차 부품 도금업체는 “올해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며 “직원을 주 3일만 출근시키는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산업단지 내 공장 매각 사례도 급증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업단지 내 공장 처분 건수는 1647건으로, 작년보다 증가했다.

정부도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에 나섰지만, 기업인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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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지원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대출 연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삼중고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며 “보증 한도 확대와 정책 자금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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