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믿었는데 “마지막 돈줄마저 끊긴다”… 갑작스런 발표에 5060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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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인데 벌써 예산 끝
의지하던 저금리 대출 막히자
노인들, 고금리 시장으로 쏠린다
연금
실버론 예산 소진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달 방값이 모자라 대출 신청하려 했는데, 예산이 다 떨어졌다고 했어요.”

한 노인은 허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생활비가 급한 노인들에게 ‘마지막 자금줄’ 역할을 하던 국민연금 실버론이 올해는 7월 초에 문을 닫았다.

“긴급 자금”이란 이름이 무색해진 제도

국민연금공단은 9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실버론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올해 배정된 38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모두 소진된 데 따른 조치였다.

실버론 예산 소진 / 출처 : 연합뉴스

실버론은 만 60세 이상 연금 수급자에게 최대 1,000만 원까지 긴급 자금을 빌려주는 저금리 대출 제도이다.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전·월세 보증금이나 의료비 같은 긴급 생활자금을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실버론은, 정부가 책정한 연간 예산이 예상보다 석 달이나 빠르게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실버론을 통해 집행된 금액은 348억 원에 달했다. 그중 약 68%는 전·월세 자금으로, 30%는 병원비로 사용됐다.

평균 금리가 연 2.86% 수준으로 낮고, 신청 후 최대 3일 안에 대출금이 입금되는 점이 강점이었기 때문에, 고령층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생계용 자금줄’로 여겨졌다.

실버론 예산 소진 / 출처 : 뉴스1

하지만 공단 측은 “작년과 재작년에는 9월~11월 사이에 예산이 소진됐는데, 올해는 유독 빠르다”고 설명했다.

‘빈곤율 1위’ 한국 노인, 다시 고금리 시장으로

문제는 대출 중단 이후다. 실버론이 끊기자, 갑작스러운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고령자들은 결국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통계청과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38.2%에 달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76세 이상 고령층은 52%가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실버론 예산 소진 / 출처 : 연합뉴스

거의 유일하게 접근 가능한 ‘저금리 대출’이 사라지면서 고령층은 고금리 시장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을 담보로 빌리면 되지 않느냐”는 오해도 여전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납입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지 않으며, 수급자만이 실버론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유일한 대출 제도는 실버론뿐이며, 이것도 기초생활수급자나 파산 면책 이전자, 연금 정지 상태인 경우에는 신청조차 불가능하다.

정부는 해마다 실버론 예산을 책정하고 있지만, 신청자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처럼 7월 초에 문을 닫는 사태가 반복될 경우,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노인들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예산 보강이든 제도 개선이든 정부의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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