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9개월 만에 “회장님이 해냈다”… 삼성의 ‘놀라운 활약’에 업계 ‘들썩’

AI 날개 달고 실적 반등 성공
3분기 영업이익 10조 원 돌파 전망
HBM 앞세워 메모리 슈퍼사이클 주도

“드디어 왔다, 9만전자!” 2021년 1월 이후 약 4년 9개월 만에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9만 300원을 터치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증명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며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이 삼성전자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고 있다.

10조 클럽 재가입, 실적 회복 가시화

추석 연휴 직후 발표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본격적인 회복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가 집계한 시장의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9조 8,539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한 수치로, 불과 한 달 전 전망치보다도 1조 원 가까이 상향 조정됐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10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4조 6,761억 원에 그쳤던 부진을 완전히 털어내는 쾌거다.

실적 반등의 일등 공신은 단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즉 반도체 사업이다. AI 기술 고도화에 따라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칠전팔기 끝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GB300’에 자사의 5세대 HBM(HBM3E)을 탑재하는 계약에 성공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에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700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오픈AI가 요청한 HBM 공급량은 월 최대 90만 장 규모로, 이는 전 세계 생산 능력을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엄청난 물량이다.

스마트폰 ‘선전’과 가전의 ‘과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부문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폴드7·플립7’이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덕분이다.

국내 사전 판매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104만 대를 돌파했으며,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전작 대비 판매량이 50%나 급증하며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반면, TV와 생활가전 부문은 여전히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으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이처럼 사업 부문별 명암이 엇갈리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연이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11만 5,000원을 제시하며 장기적인 성장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