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다 무너진다”… 삼성 ‘1등 신화’ 붕괴 위기, 회장님에게 날아든 ‘경고장’

사법 족쇄 풀렸지만
‘삼성의 잃어버린 10년’ 직면…
이재용, 위기의 삼성 구할까?

“일 열심히 해야죠.” 사법 리스크의 긴 터널을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각오는 짧고 굵었다.

발언처럼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미국 출장을 연달아 소화하며 빅딜을 이끌어내고, 인공지능(AI) 시대의 거물 샘 올트먼과 미래를 논했다.

하지만 삼성을 둘러싼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한때 초격차를 자랑하던 반도체는 경쟁사에 추월당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중국 업체 사이에 낀 신세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뼈아픈 평가 속에서 이 회장이 과연 삼성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스마트폰 동시 위기…삼성의 현주소

삼성전자의 가장 뼈아픈 지점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설계) 사업부는 조 단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존심과도 같았던 메모리 반도체는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경쟁에서 한발 뒤처지며 SK하이닉스에 글로벌 1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위기감이 감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무섭게 성장한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TV 사업마저 실적 부진을 겪으며 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광폭 행보’로 돌파구 찾는 이재용 회장

이재용 회장은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직후부터 위기 돌파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대법원 무죄 판결을 기점으로 해외 출장을 재개하며 숨 가쁘게 움직였다.

최근 두 달간 세 차례나 미국을 방문한 이 회장은 “내년 사업을 준비하고 왔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의 방문 기간에 맞춰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3조 원 규모의 차세대 자율주행칩 생산 계약을 발표했고, 애플의 차세대 칩 생산 소식까지 전해지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최근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을 깔았다.

이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그의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는 2019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현재까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이 시급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룹의 중대한 의사결정에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로 복귀해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그의 선택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