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면 하나쯤 두는 로봇?
삼성·LG, ‘미래 동거인’ 잡기 경쟁

“이런 식이면 앞으로 사람 수만큼 로봇이 돌아다니는 세상이 오겠네요.”
2060년, 전 세계 인구 중 세 명 중 한 명은 집 안에 인간형 로봇을 곁에 두고 살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리고 그 변화의 최전선에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가전·전자산업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이제는 로봇이라는 신산업을 향해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 통신 기술, 반도체까지 얽힌 이 거대한 미래 산업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할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LG, 기술보다 ‘지분’부터 모았다

삼성과 LG의 공통점은 단순한 기술개발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미 국내외 유망 로봇기업들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로봇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의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 스타트업 ‘스킬드AI’에 1,000만 달러(한화 약 136억 원)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투자를 단행한, 이른바 ‘차세대 AI 로봇 스타’다.
삼성은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약 6조 원으로 평가하며 향후 공동 개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밖에도 휴머노이드 제조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로봇 알고리즘 전문 ‘피지컬인텔리전스’에도 투자하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알고리즘까지 기술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LG전자 역시 베어로보틱스, 로보스타, 아크릴, 로보티즈 등 국내외 로봇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AI 워커’라는 이름의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자체 연구를 진행 중이다. LG그룹 지주사도 스킬드AI에 소수 지분을 확보하며 그룹 차원의 중장기 로봇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기업이 모든 기술을 다 갖추는 시대는 지났다”며 “전문성을 갖춘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필요한 부분을 유기적으로 묶어내는 ‘모듈형 전략’이 삼성과 LG의 공통된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1인 1로봇 시대, 허황된 말 아니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글로벌 로봇 시장은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기준 연평균 성장률은 26.8%에 달하며, 2034년에는 시장 규모가 3,800억 달러(한화 약 520조 원)를 넘길 전망이다.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삼성과 LG는 관련 기술과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사업이 전개될지 주목된다.
빨리 만들어라, 사려고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