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반년새 5배 급등
2027년 물량 확보 전쟁 시작
월 계약서 반기 계약으로 전환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D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인해 월·분기 단위로 이뤄지던 반도체 공급계약이 이제는 반년 이상 장기 계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2027년 물량까지 미리 확보하려는 치열한 물밑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실상 ‘돈방석’에 앉게 됐다.
AI 광풍, D램 시장 질서까지 흔들어

최근 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핵심 부품인 D램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D램은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반도체다.
기존에는 D램이 주로 월 단위로 고정가 계약이 체결됐고, 이후 시장 가격에 맞춰 조정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 자체가 빠듯해졌고, 이로 인해 계약 주기는 분기를 넘어 반기 이상으로 연장되고 있다.
특히 범용 D램 시장에서도 이런 장기 계약이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사전 계약을 통해 물량을 선점하는 ‘입도선매’ 방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수요는 2017년 슈퍼사이클 당시보다도 더 거세다”며 “시장 구조가 단기 공급에서 장기 계약 위주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치솟는 가격…’7달러’ 돌파한 DDR D램

가격 역시 무섭게 오르고 있다. DDR 8기가비트(Gb) 범용 D램의 가격은 올 1분기까지만 해도 1.35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5월 2달러를 넘기더니 8월에는 5달러, 10월 말에는 7달러 선까지 돌파했다.
시장 한쪽에서는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가격을 부르는 것이 값’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오히려 계약 단위가 커질수록 가격 협상력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공급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처럼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는 계약 규모를 늘려도 가격이 오히려 더 오르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벌써 2027년 물량 확보 경쟁 시작

한편 일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2027년 D램 물량까지 미리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조기 협상에 돌입했다. 공급난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반기 단위로 계약을 갱신했지만, 물량 확보가 불확실해지자 주요 고객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2027년 수요까지 염두에 두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채 D램 확보전에 나선 사이,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역대급 호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