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 “이게 말이 되나요”… 서민들 ‘피눈물’ 흘리는 이유 봤더니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 65% 돌파
서민 주거비 부담 증가

한국 특유의 전세 제도가 사라지고 매달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월세 시장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임대인과 임차인 간 경제적 격차는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월세 거래 39% 폭증, 전세 거래는 감소세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전월 대비 7.9% 증가한 23만 745건으로 집계되었다.

이 중 보증부 월세와 반전세 등을 포함한 월세 거래는 15만 670건으로 전월 대비 6.7% 증가한 반면, 전세 거래는 8만 75건으로 1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작년 9월 동월과 비교하면 전세 거래는 1.9%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는 38.8% 폭증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기준으로도 월세가 전체 전월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6%를 기록하며, 2021년 43.0%에서 3년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급증하는 추세가 확인되었다.

이는 정부의 전세 대출 규제와 갭투자 억제 정책 등으로 전세 시장이 위축되고 월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월세 부담, 실질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전세의 월세화 가속은 서민, 특히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월세는 전세에 비해 가계에 직접적인 현금 부담이 크고, 월세 가격 자체가 상승하는 추세와 맞물려 서민들의 실질 소득을 갉아먹고 있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같은 금액의 자금을 조달할 경우 월세가 전세보다 약 1.15배 더 큰 주거비 부담을 유발하는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월세 비중이 높은 청년층과 무주택 세입자들은 주거비 증가로 인해 생활비, 문화·여가, 교육 등 필수 소비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는 임차 가구의 실질 소비와 저축을 동시에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자산 형성 능력을 약화시키고 미래 소비 기반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면, 임대인(집주인)의 경우 늘어난 월 임대료 수입이 저축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아, 월세화 가속이 가계 간의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월세화 가속에 따른 서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확충과 월세 보조금 및 소득공제 확대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제언한다.

월세로의 구조적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저소득층의 주거 안전망이 약화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공공 임대 공급 확대와 재정 지원을 통한 주거 안정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