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가 코앞인데 “여보, 이제 어떡해”… 서울 곳곳에 무슨 일이

꿈에 그리던 내 집, 입주 연기 위기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에 불안 가중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시공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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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 지연 위기 / 출처: 연합뉴스

“다음 달이면 드디어 입주인데, 갑자기 연기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최근 김 모 씨(35)는 불안감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결혼 후 5년간 월세 생활을 하며 모은 돈과 대출로 간신히 집을 마련했지만 입주가 미뤄질 수 있다는 소식에 부부는 막막함을 느꼈다.

짐을 옮길 집은 없고, 기존 월세 계약은 이미 종료될 예정.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입주일, 그들은 불안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 이와 비슷한 불안감을 느끼는 입주 예정자들이 서울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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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 지연 위기 / 출처: 연합뉴스

공사비 갈등으로 서울 주요 아파트 입주 위기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내 여러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 지연 위기에 놓였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이달 31일 입주 예정이었지만, 성북구청이 지난 18일 입주 지연 검토 공문을 발송했다.

공사는 완료됐으나 인근 공공도로 공사가 끝나지 않아 안전상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성북구 관계자는 “안전 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입주 자체가 연기되며, 부분 입주도 불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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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 지연 위기 / 출처: 연합뉴스

해당 단지는 이미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이 1년여간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다 올해 2월 305억 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 조합과 잠실 진주 아파트 재건축 조합 역시 공사비 증액 문제로 시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건설 공사비 급등, 입주 시장 혼란 가중

전문가들은 이런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급등한 건설 공사비를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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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 지연 위기 / 출처: 연합뉴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공사비 지수(잠정)는 130.99로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공사비 상승세가 본격화한 2020년 11월(100.97)보다 무려 29%가량 상승한 수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공사비가 급등했다”며 “공사비 인상 관련 계약서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양측 간 의견 충돌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계약서에는 ‘물가 상승률이나 건설 공사비 지수에 따라 공사비를 증액한다’는 식으로만 기재되어 있고 구체적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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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 지연 위기 / 출처: 연합뉴스

이로 인해 서로 유리한 기준을 적용하려는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업계 생존 위기 직면

한편 공사비 상승은 건설사들, 특히 중소건설사들에게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 지속적인 건설수주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설사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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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 지연 위기 / 출처: 연합뉴스

건산연은 “2022년 이후 지속된 공사비용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4분기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부도처리된 건설업체는 29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86.2%(25곳)는 지방 소재 건설사였다. 올해도 원자재가격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공사비 상승 요인이 많은 상황이다.

이러한 건설업계의 위기는 결국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져 입주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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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입주 지연 위기 / 출처: 연합뉴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3만 7681가구지만, 2026년에는 9640가구, 2027년에는 9573가구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입주 물량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공사비의 안정화를 위한 시의성 있고 효과적인 정책 추진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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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사비 인상 구체적으로 파악해보면.인상은 예상되지만 숫자로 그리 심각하지 않다.
    자재비 인상가를 산정하자 비중 높은 철재류는 인상되지 않았다 (2020년 기준) 레미콘 유리등도 그대로 약간의 인상은 있어도 전체 10%이내

  2. 건설사는 남의 돈 가져다 집짓고 남겨 먹음서 공사 중간에 돈 더내라 배째라 그러고 소비자는 건설사에 끌려다니고..
    한국은 건설사가 갑중에 갑이네
    왜 이상황이 안불편하고 바꾸려고 하지 않는걸까?
    후분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