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반도체 85% 폭증, 제주는 나홀로 역주행…1분기 지역경제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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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 주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연합뉴스

반도체 호황이 특정 지역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동안, 제주는 홀로 뒷걸음질 쳤다. 국가데이터처가 5월 20일 발표한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충북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8.4% 급증한 반면 제주 서비스업 생산은 유일하게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광공업 생산은 2.6% 증가했고 전국 서비스업 생산도 4.0% 늘었다. 표면적인 전국 평균 뒤에는 지역별로 극명한 온도 차가 숨어 있다.

SK하이닉스 효과…충북·경기·충남, 반도체가 수출 판도 바꿨다

충북의 약진은 SK하이닉스 공장이 집적된 지역 특성에서 비롯됐다. 충북의 반도체·전자부품 생산은 85.8% 급증했고, 이와 연계된 전기장비(72.2%)와 기계장비(22.8%)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 확대가 장비·부품 수요를 자극하고, 이것이 다시 관련 산업 전반을 견인하는 연쇄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수출에서도 그 영향은 두드러졌다. 메모리 반도체 수출 증가로 경기 지역 수출은 전년 대비 284억1천만 달러 늘었고, 충남도 204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산업계에서는 충북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60~70%에 달한다고 분석한다. 호황 국면에서는 제조업 생산과 지역내총생산(GRDP)이 동반 급등하지만,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면 성장률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온다.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을수록 성장의 진폭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은 금융이, 울산·대구는 중공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충북·제주 반도체 대비
충북·제주 반도체 대비 / 뉴스1

서비스업에서는 서울이 8.7% 증가하며 전국 평균(4.0%)을 크게 웃돌았다. 전통 제조업 강세도 확인됐다. 울산은 기계장비(45.5%)와 기타운송장비(23.8%)가 늘어 광공업 생산이 5.5% 증가했고, 부동산 서비스(18.0%) 호조까지 더해져 서비스업도 5.0% 증가했다.

대구는 금속가공(18.5%)과 자동차(8.2%) 생산이 회복되며 광공업이 5.0% 늘었다. 반면 전북(-5.8%), 인천(-5.4%), 부산(-4.5%)은 자동차·기계장비·전기가스업 등에서 생산이 줄어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제주, 소비는 늘었는데 서비스 생산은 역주행…’K자형 균열’ 현상

가장 눈에 띄는 이상 징후는 제주에서 나타났다. 제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수주 감소로 정보통신업이 31.8% 급감했고, 미분양 여파로 부동산업도 32.5% 줄었다. 17개 시도 중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한 곳은 제주가 유일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주의 소매판매는 6.0% 증가해 전국 상위권에 속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관광객 소비는 늘고 있지만, 지역 내 고부가가치 서비스 생산 기반은 동시에 무너지는 ‘K자형 괴리’ 현상으로 분석한다. IT·SW 수주 감소가 청년·전문직 일자리 축소와 연결되고, 미분양 확대가 지역 금융기관 건전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 소매판매는 3.3% 증가했고, 소비자물가는 1분기 2.1% 상승해 완만한 흐름을 유지했다. 경남(2.4%), 울산(2.3%), 전북(2.2%)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벨트의 호황이 국가 평균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안, 낙수 효과에서 소외된 지역과 구조적 취약성을 안은 지역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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