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이젠 日마저 등 돌렸다”… 정부가 꺼낸 ‘비장의 카드’, 과연 먹힐까

댓글 0

철강업계 살리기 특단의 조치
하지만 미국 관세폭탄은 더 커졌다
일본마저 반덤핑 칼날 겨눈 상황
철강
K-스틸법 발의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철강업계가 생존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야 의원 106명이 힘을 합쳐 철강산업을 구하기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냈지만, 정작 미국에서 날아오는 무역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일 국회에서 발의된 이른바 ‘K-스틸 법’은 철강업계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그동안 미국의 관세 공격과 중국산 저가 철강의 물량 공세에 속수무책이었던 업계가 드디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철강 살리기

철강
K-스틸법 발의 / 출처 : 뉴스1

새로 만들어질 특별법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특별위원회를 만든다는 점이다. 그동안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철강 정책을 청와대 차원에서 총괄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법안에는 친환경 철강 기술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책도 담겼다. 정부가 보조금을 주고, 저리로 돈을 빌려주며, 세금도 깎아주고, 심지어 생산비용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녹색 철강 특구를 만들어서 각종 규제도 대폭 완화해준다.

하지만 현실은 법안 하나로 해결되기에는 너무 복잡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새로운 관세 조치는 한국 철강업계에 직격탄이 되었다.

철강과 알루미늄이 들어간 제품 407개 카테고리에 50% 관세를 추가로 매기겠다는 발표였다.

철강
K-스틸법 발의 / 출처 : 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가 계산해본 결과, 이번에 새로 관세 대상이 된 품목들의 미국 수입액만 118억 9천만 달러에 달했다. 우리 돈으로 16조 5천억원이 넘는 규모다.

냉장고, 자동차 부품, 엘리베이터, 건설기계 등 한국이 잘 만드는 제품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미국 상무부 제프리 케슬러 차관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더 넓게 적용해서 미국 산업을 되살리겠다”고 못을 박았다. 앞으로도 관세 대상을 계속 늘릴 수 있다는 뜻이어서 업계의 걱정은 더욱 깊어졌다.

일본마저 등 돌린 철강시장

철강
K-스틸법 발의 / 출처 : 연합뉴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도 중국과 한국에서 들어오는 용융아연도금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일본철강연맹 자료를 보면, 일본이 지난해 한국에서 가져온 이 제품은 35만 1천 톤으로 일본 전체 시장의 4분의 1 가까이 차지했다.

캐나다도 한국산 유정관을 조사하고 있어서 사면초가 상황이 되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같은 대형 철강회사들이 주력으로 수출하던 제품들이 연달아 규제망에 걸리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법까지 만들어주는 것은 고맙지만, 통상 문제가 오래 끌면 지원책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며 “정부가 미국, 일본과의 협상에서 더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