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중동 사태로 촉발된 대외 불확실성이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을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국내 금융권 전반에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4월 2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4를 기록했다. 전 분기(-1)보다 3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수는 플러스(+)이면 대출태도 완화, 마이너스(-)이면 대출태도 강화를 뜻한다. 5분기 연속 마이너스라는 사실은, 은행들이 상당 기간 동안 대출 문을 지속적으로 좁혀왔음을 의미한다.
가계 주택대출, 전 항목 중 가장 강한 긴축
대출 주체별로 분류하면 가계 주택대출 지수가 -8로 가장 낮았다. 가계 일반대출(신용대출)도 -3을 나타내 긴축 흐름이 뚜렷하다. 반면 대기업은 3으로 대출태도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고, 중소기업(0)은 전 분기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 아래에서 주택관련대출과 일반대출 모두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은이 집계한 3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6으로 전월(108)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향후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가 더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대출 수요 측면에서는 가계 주택수요(-3)가 규제 강화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 반면, 가계 일반대출 수요(19)는 증시 투자자금 유입 수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동 사태에 중소기업 신용위험 ’36’…전 업종 최고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29로 전 분기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차주별로는 중소기업이 36으로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신용위험 지수를 기록했고, 대기업(25)도 전 분기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중동 상황 등 대내외 경영여건 불확실성 확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신용위험이 전 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가계 신용위험지수(19)는 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한국은행은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비은행권도 긴축 동참…상호금융 수요는 부동산 부진에 ‘발목’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도 이번 서베이에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위험의 경우,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생명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수요는 지방 주택 경기 부진이 반영된 상호금융을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증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조사는 2월 27일부터 3월 13일까지 총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 총괄 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