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빠듯해도 “남들은 다 하는데”… 허리 휘는 부모들 ‘눈물만’

필수소비 지출에 가계 부담
사교육비는 더 큰 부담, 월평균 47만 원 넘어
입시 불확실성에 학부모들 불안감 고조
사교육비
사교육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이번 달도 통장 잔고를 보니 마이너스네요.” 서울 강남에 사는 두 자녀를 둔 김 모(42)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들 학원비만 100만 원이 넘어요. 줄이고 싶어도 남들 다 하는데 우리 아이들만 안 시키면 뒤처질까 봐 불안해서요.”

김 씨처럼 자녀 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는 학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가계를 짓누르는 부담 속에서도 자녀 교육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교육비
사교육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늘어나는 소득보다 더 빠른 지출, 가계 압박

2023년 기준 가구당 평균소득은 7185만 원으로 전년보다 423만 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난 소득에도 불구하고, 소비 증가 속도가 더 빨라 실질적인 여윳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4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89만 원으로 전년보다 9만 8000원 늘었다.

사교육비
사교육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소비지출 항목별로는 음식·숙박(15.5%), 식료품·비주류음료(14.3%), 주거·수도·광열(12.2%) 순으로 많았다.

특히 자녀 교육기와 맞물려 있는 40대 가구의 소비지출이 377만 6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주거비, 식료품비, 광열비 등 필수지출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필수지출은 줄이기 어려운 데다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구 경제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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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사교육비 4년 새 57% 급증… 학생 10명 중 8명 사교육 받아

여러 필수지출 항목 중에서도 특히 사교육비가 가계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3%의 4배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사교육비는 2020년 30만 2000원에서 매년 증가해 4년간 57%나 급증했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도 80%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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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이런 사교육 열풍 속에서 소득 격차에 따른 교육 불평등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월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 6000원에 달하는 반면, 월 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는 20만 5000원에 그쳤다.

불확실한 입시와 경쟁 심리가 부추기는 사교육

이처럼 사교육비가 급증하는 원인으로는 입시 불확실성과 경쟁 심리가 꼽힌다.

사교육비
사교육비 부담 증가 / 출처: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와 2028 대입 개편, 의대 모집정원 변수 등 새로운 교육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학부모와 학생들을 사교육에 더 의존하게 만든다고 분석한다.

이에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마지막 대상 학년과 의대 모집정원 변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입시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시제도의 안정성 확보와 공교육 내실화, 그리고 사교육 시장 과열을 억제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날로 늘어나는 교육비로 인해 허리가 휘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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