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도 못 구한다”는 수집가들 ‘로망’?… 대체 뭐길래

대통령 서명과 봉황이 담긴 시계
공식 행사에서만 증정되는 특별품
수집가 사이 인기, 거래 시 주의
대통령 기념 시계
대통령 기념 시계 인기 / 출처: 연합뉴스

“대통령 서명이 적힌 시계가 집안의 가보로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다.” 현재 일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최고 60만 원대에 거래되는 희귀한 물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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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역대 대통령의 기념 시계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가성비 높은 대통령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이 독특한 수집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선물로만 증정되는 특별한 비매품

대통령 기념 시계는 단순한 시계가 아니다. 대통령의 이름과 봉황 문양이 새겨진 이 손목시계는 오직 대통령이 공식 행사나 특별한 자리에서 귀빈과 공로자에게 선물로 증정하는 비매품이다.

대통령 기념 시계
대통령 기념 시계 인기 / 출처: 연합뉴스

제작 비용은 개당 3만~4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이 시계의 특별함은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대통령의 친필 서명에서 비롯된다. 또한 각 시계마다 고유번호가 부여되어 역사적 가치를 더한다.

여기에 각 대통령의 철학과 취향이 반영된 문구가 새겨져 시대의 기록으로서도 의미가 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에는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시계에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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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념 시계
대통령 기념 시계 인기 /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에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메시지가 새겨져 각 정부의 국정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포상에서 기념품으로 변화한 역사

우리나라 대통령 기념 시계의 역사는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한 후 손목시계를 선물로 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초기에는 ‘포상’의 개념이 강했던 이 시계는 20세기 중반까지 고가의 물품으로 여겨졌다.

대통령 기념 시계
대통령 기념 시계 인기 / 출처: 연합뉴스

당시에는 이를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에는 국내 기술력 부족으로 일본제 기계식 시계를 사용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 시기부터는 쿼츠 무브먼트가 탑재되기 시작했고, 제작 물량도 늘어나며 ‘포상’에서 ‘기념품’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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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삼 시계’는 0과 3만 새겨진 독특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되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에 이르러서는 취임 버전, 자이툰 파병 버전 등 다양한 버전으로 확장되었다.

거래 시 주의해야 할 법적 문제들

대통령 기념 시계
대통령 기념 시계 인기 / 출처: 연합뉴스

대통령 기념 시계는 비매품이지만, 증정 후에는 소유권이 넘어가므로 중고 거래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러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공직자나 정부 기관에서 받은 기념품을 판매하는 경우, 공직자 윤리 규정이나 관련 법률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진품 여부를 속이는 사기 행위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구매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2009년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당시 청와대 휘장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서명을 이용한 가짜 ‘대통령 시계’ 1,300여 개를 제조·판매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되었다.

대통령 기념 시계
대통령 기념 시계 인기 / 출처: 연합뉴스

따라서 청와대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시계와 대통령이 직접 선물하는 기념 시계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을 지닌 대통령 기념 시계는 공식적 증정품이라는 특별한 지위로 인해 앞으로도 수집가들 사이에서 소장 가치 높은 수집품으로 그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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