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도 분식점도 문방구도 “더 이상 못 버텨”…5060 인생 2막 ‘비상’

창업했지만 살아남지 못한 가게들
치킨집도, 분식점도, 문방구도 줄폐업
자영업자 절반이 3년도 못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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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업종 자영업자 폐업 / 출처 : 연합뉴스

“가게 문 열 때만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A 씨는 서울 관악구에서 통신판매업으로 창업한 지 2년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가게는 적자를 이어갔고, 버틸 여력이 점점 사라졌다. 분식집, 치킨집, 문방구도 마찬가지다.

국세청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생활과 밀접한 100대 생활업종 중 절반 가까운 자영업자가 창업 3년 안에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판매업의 3년 생존율은 45.7%, 분식점은 46.6%, 치킨집 같은 패스트푸드 업종도 46.8%에 불과했다. 자영업 열풍이 거셌던 시기에도 10명 중 5명 이상이 살아남지 못했다는 뜻이다.

손님 줄고 매출 뚝… 통신판매·분식점도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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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업종 자영업자 폐업 / 출처 :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자영업의 판도가 달라졌다.

특히 통신판매업은 접근성 때문에 인기 높은 창업 분야였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살아남기 어려운 업종이 됐다. 1년 안에 폐업한 비율만 봐도 30%를 넘는다.

먹거리 업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분식점은 간편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지만, 배달 수수료와 원재료 인상 부담이 더해지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매장 운영보다 오히려 접는 것이 더 낫다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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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업종 자영업자 폐업 / 출처 : 연합뉴스

문방구 또한 이 같은 위기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엔 동네마다 하나씩 있었지만, 지금은 그 수가 전국에 8천 곳도 남지 않았다.

학교가 학용품을 조달청을 통해 대형업체에서 구입하고,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저렴한 문구류를 팔면서 동네 문방구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디지털 기기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아이들은 이제 공책 대신 태블릿으로 필기하고, 펜보다 터치펜에 익숙해졌다.

버텨야 하나, 접어야 하나… 해답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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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업종 자영업자 폐업 / 출처 : 연합뉴스

생존율은 수치로 남았지만, 자영업자의 삶은 체감 그 자체다. 2023년 기준, 100대 생활업종 전체의 3년 생존율은 53.8%에 불과했다.

미용실, 펜션, 학원 등 일부 업종은 70%를 웃돌았지만, 그 외 다수는 절반도 유지하지 못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자영업자는 무인 시스템이나 구독형 운영 모델 등으로 변화를 시도하지만, 이마저도 생존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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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업종 자영업자 폐업 / 출처 : 연합뉴스

창업 열풍은 여전히 뜨겁지만 살아남을 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생활밀착형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새로운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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