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첫 승용차 공장
전성기 상징했던 옷파마,
결국 2028년 3월 문 닫기로

한때 일본 자동차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던 공장이 있다. 기술과 속도를 자랑하며 세계를 누볐던 차들이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던 그곳이 이제는 멈춰 설 준비를 하고 있다.
가동을 시작한 지 60년이 훌쩍 넘은 닛산의 옷파마 공장이 그 주인공이다.
‘전설의 공장’이 멈추는 이유
닛산자동차는 지난 15일, 자사 생산기지 재편 계획을 발표하며 일본 내 공장 5곳 가운데 수도권의 2곳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 위치한 ‘옷파마 공장’이다. 이곳은 닛산의 첫 승용차 생산기지로, 1961년부터 생산 라인을 돌려온 역사 깊은 장소였다.
닛산은 옷파마 공장에서의 생산을 2028년 3월 이전에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공장에서는 소형차 ‘노트’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최근 가동률은 연간 40%대에 머물러 손익 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결국 닛산은 생산 기능을 자회사 ‘닛산자동차 규슈’로 이관하고, 시설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자회사인 닛산차체의 쇼난공장도 2027년 3월까지 생산을 멈추게 된다. 두 공장에서 일하는 약 2400여 명의 직원들은 향후 고용 유지와 배치 전환 문제를 두고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닛산’의 영광과 그림자
닛산은 한때 일본 자동차의 세계화를 이끈 선두 주자였다. 스포츠카 240Z,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세계 최초의 대중형 전기차 ‘리프’까지, 기술과 혁신으로 시대를 이끌어온 이름이었다.
1990년대 말에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며 구조조정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닛산의 영향력은 뚜렷이 줄어들었다. 2024 회계연도에 기록한 적자 규모만 6708억 엔, 약 6조 2700억 원에 이르렀다.
북미·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전기차 전환 속도의 차이,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등이 모두 악재로 작용했다.
닛산은 현재까지 세계 17곳의 생산기지를 10곳으로 줄이고,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2만 명을 감축하는 계획을 가동 중이다.
공장이 멈춘다고 해서 그 터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닛산은 옷파마 부지 내에 있는 종합연구소, 충돌시험장, 전용 부두 등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만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새로운 산업적 활용에 대한 기대도 남아 있다.
60년 넘게 자동차를 만들던 곳은 이제 또 다른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전설의 공장’이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 산업계의 눈이 그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