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진출 선언 기업 중 일부 실제 사업 추진 없어…
금양 몽골 광산 개발 매출 전망 98% 하향 조정
“2차전지 한다더니 실적이 없네”, “몽골 광산 개발한다고 해서 믿었는데…”
유망 산업이라며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한숨 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5일 발표한 ‘신사업 진행 상황 공시 점검 및 사업 진행 실태분석 결과’는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줬다.
2차전지나 로봇 등 유망 산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한 기업 10곳 중 3곳은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이 지난 1년간 정관 변경 기업 178곳과 이전 점검에서 문제가 있었던 146곳 등 총 324개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2차전지 분야, 상당수 기업이 ‘허위’
분석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인 179개사가 공시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특히 2차전지 분야가 문제의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목적을 추가한 131개사 중 가장 많은 56개사가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선택했지만 이 중 상당수가 실제 사업 추진은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사업 실적이 전무한 27개사 중 절반에 가까운 13개사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7개사는 자본잠식 상태임이 밝혀져 이들 기업의 재무상태가 더 심각한 문제로 지목됐다.
또한 9개사는 횡령이나 배임 등으로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었다.
금양, 몽골 광산 매출 전망 급락… 주가마저 추락
대표적인 사례는 금양으로, 2차전지 소재와 몽골 광산 개발로 주목받았던 금양은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맞으며 올해 초 10만 원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 2만 원대로 추락했다.
부채비율은 430%를 넘어섰고, 2024년 상반기에만 1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금양은 4,024억 원으로 예상했던 2024년 몽골 광산 개발 관련 매출 전망을 매출을 66억 원으로 98%나 하향 조정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로 인해 불성실공시 논란에 휘말리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한국 증시의 구조적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의 주주 이익 경시, 빈번한 주가 조작, 좀비기업 퇴출의 어려움 등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시 미흡 기업 179곳에 보완을 지시하고, 실적이 전무한 27곳은 자금 조달 시 신사업 진행 실적 등을 중점 심사할 계획이다.
또한 신사업 발표 후 주가 급등을 노린 부정거래 혐의가 있는 기업들은 엄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 만이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