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이익 낸 은행권
청년 채용은 줄거나 제자리
인터넷은행, 신입 채용 사실상 ‘0’

“신입 공채가 줄어든 건 체감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이 이례적인 실적 호조를 기록했음에도 정작 청년 일자리 창출에는 인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정기 신입 채용은 뒷걸음질 쳤고,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입을 사실상 뽑지 않으면서 금융권 전반에 고용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적은 최고치, 채용은 계획에도 못 미쳐

지난 6일 발표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우리·하나은행은 모두 정기 공채 인원을 줄였다.
신한은행은 당초 150명을 뽑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채용은 102명에 그쳤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계획 인원보다 각각 8명, 16명씩 적게 채용했다.
그나마 국민은행은 260명을 뽑으며 전년(254명) 대비 소폭 늘렸고, 농협은행은 전년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1,260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이 역시 2024년 상반기 일정을 미리 앞당긴 ‘당겨채용’으로, 일회성 효과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5년간 정기 공채를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수시 인턴 전환 방식으로 신입 73명을 채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전체 채용 규모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2022년 26명에서 지난해 8명으로 신입 채용 규모가 급감했고, 토스뱅크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1명씩 뽑는 데 그쳤다.
반면 경력직 채용은 수백 명 단위로 꾸준히 늘리고 있어 ‘경력 중심 채용’이 인터넷은행 고용의 기본 구조로 굳어진 모습이다.
고금리 덕에 번 돈, 고용엔 안 쓰인다

문제는 이들이 보여준 실적이 단순한 성장세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6조 4천억 원으로, 이자수익만 41조 8천억 원에 달했다.
인터넷은행 역시 카카오뱅크가 4401억 원, 케이뱅크가 1281억 원, 토스뱅크가 457억 원으로 각각 역대 최고 실적을 찍었다.
하지만 막대한 수익과 달리 고용 창출은 뒷전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고금리로 번 이자 이익이 사회적 환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청년층이 체감하는 ‘일자리 절벽’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경력직이 실무에 투입되기 쉬운 건 맞지만, 장기적으로 산업 기반이 되려면 신입 채용을 늘리고 제대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성장이 고용 없는 성장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제는 숫자보다 사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금으로 AI 키우니, AI가 일 다 하는데 왜 뽑냐? 농담따먹기나 하라고? 일자리 없애는 AI, 자동화 등에 세금 지원하지나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