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 ‘1만30원’ 적용
사장들은 ‘몸테크’ 뛰어들고
알바생은 근무시간 줄어들어

“알바비 줄 돈이 아까워 하루 11시간씩 일합니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송정근 씨(45)의 한숨 섞인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올해 처음으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서면서, 그는 지난달 아르바이트생 4명 중 3명을 내보내야 했다. 37년 만에 처음으로 시작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자영업자들에게 또 하나의 생존 위협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사장도 알바생도 울상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9860원보다 1.7%(170원) 인상된 금액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만6270원(주 40시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만5530원 늘어났다.
인상률만 보면 2021년(1.5%)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지만, 현장의 체감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다.
강원도 원주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이정현 씨(28)는 “가게 홍보를 위해 알바생을 더 뽑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인건비 부담 때문에 오히려 인원을 줄여야 했다”며 말했다.
또 “대신 제가 근무시간을 늘려 하루 11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영세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침체, 고물가, 고환율 상황에서 최저임금 1만원 돌파가 카운터펀치가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 운영자는 “월 매출 5000만원을 올려도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하면 실제 수입은 200만원도 안 된다”며 말했다.
또 “차라리 가게를 접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겠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종로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직원 근무시간을 줄이고 본인이 더 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결과적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히 시급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4대 보험료와 주휴수당 등 연동되는 비용들도 함께 올라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4대 보험 의무가입은 영세 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아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문가와 현장이 참여하는 논의체를 구성해 저임금 근로자와 영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역설적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최저임금 줄돈도 못벌면 애초애 무능한 자영업자
시장경제인데 인건비를 공산당 으로바꾸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