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이나 했더니 “받을 돈만 줄어든다?”… 서민들 ‘한숨만’ 내쉬는 이유

은행권, 예금 금리 빠르게 인하
대출 금리는 그대로… 서민 부담 증가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예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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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인하 / 출처: 연합뉴스

“이자소득은 줄고 대출 부담은 그대로라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희망을 품었던 서민들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빠르게 내리면서도 대출 금리 인하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빠르게 사라지는 3% 예금 금리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자 은행권은 발 빠르게 예금 금리 인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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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인하 / 출처: 연합뉴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거치식예금 5종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내렸으며, NH농협은행도 거치식 및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30%포인트씩 인하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랐다. 토스뱅크는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낮췄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상품들의 기본금리는 연 1.80%에서 1.60%로 내려갔으며, 12개월 만기 적금 상품 기본금리도 연 2.80%에서 2.50%로 하락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이에 동참했다. 케이뱅크는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금리를 0.10%포인트 내렸고, 카카오뱅크는 기록통장과 세이프박스 등 수신상품 3종의 기본금리를 0.20%포인트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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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인하 / 출처: 연합뉴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2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2.55~2.85%로, 한 달 전(2.58~3.10%)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다.

대출 금리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 이유

반면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출 금리 인하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대출 금리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4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8%로 전월보다 0.19%포인트 하락했으며, 이는 7개월 만에 3%대로 진입한 수치다.

2금융권 가계 대출 급증
예금 금리 인하 / 출처: 연합뉴스

동국대학교 윤선중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점에서 점차 반영은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이벤트란 점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7월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크게 낮추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지난달 2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 2423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4조 1575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은 은행 입장에서 건전성 관리와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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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인하 / 출처: 뉴스1

장기적 하락세… 더 어두운 전망

한편 예금 금리의 하락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2.71%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낮아졌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했기 때문에 향후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통위원 여섯 명 중 네 명도 향후 3개월 이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분석
예금 금리 인하 / 출처: 연합뉴스

결국 기준금리 인하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은 저축에서는 적은 이자를, 대출에서는 여전한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서민 경제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됐던 금리 인하가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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