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40%→16%”…일본·독일보다 훨씬 낮아진 현금 사용

“현금은 이제 어르신들만 쓰는 거야?”
모바일 결제 세상, 지폐는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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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금 이용률 / 출처 : 연합뉴스

“지갑엔 현금이 없고, 폰만 있으면 다 된다.”

이제는 편의점에서 음료 하나를 사도 손에 쥔 건 카드도 아닌 휴대폰이다. 매장에서 “현금 받나요?”라는 질문은 오히려 생소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폐보다 휴대폰… 현금은 점점 설 자리 잃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인이 현금을 이용한 결제 비중은 전체의 16% 남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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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금 이용률 / 출처 : 삼성전자 제공

10년 전만 해도 열 번 중 네 번은 현금이었지만, 이제는 한두 번꼴로 줄었다. 주로 20~50대는 신용카드와 간편결제를 중심으로 소비 생활을 하고 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아직까지 현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쓰인다. 신용카드 발급에 제한이 있을 수 있고, 앱이나 QR결제 같은 디지털 방식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지갑에 넣고 다니는 현금도 평균 6만 원대에 불과하다. 이렇듯 현금은 쓰는 곳이 점점 줄고 있다. 편의점 결제는 거의 다 카드나 간편결제로 이뤄진다.

CU, GS25,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들의 현금 결제 비중은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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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금 이용률 / 출처 : 연합뉴스

무인 결제 시스템이 늘어난 것도 이런 흐름에 속도를 더했다. 키오스크는 현금 없이도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현금 없는 버스’가 늘고 있고, ATM 숫자도 해마다 줄어드는 중이다.

심지어 중국계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쓰는 글로벌 페이도 급증하고 있다. 현금 없이도 전 세계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한 세상이 오고 있다.

세상은 이제 ‘디지털 화폐 시대’로 전환 중

이처럼 디지털 결제가 대세가 되자, 한국은행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 가능한 ‘페이스페이’ 같은 기술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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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금 이용률 / 출처 : 뉴스1

그러나 디지털 결제는 전기나 통신이 끊기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쓸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현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의 현금 사용 순위는 40개국 중 29위다. 일본, 독일, 스페인 등은 여전히 현금을 많이 쓰지만, 우리는 그보다 한참 낮다.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펴왔다.

또한 인구당 ATM 수가 많고, 디지털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다시 말해, ‘현금을 덜 쓸 수 있는 조건’이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 깔려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지금, 앞으로의 정책에도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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