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만 믿었는데 “이렇게는 못 살아요”… 벼랑 끝 몰린 고령층에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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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난한 노인부부의 지출은
단독가구의 1.74배에 달해
하위 40%부터 감액률 단계적 축소
기초연금
기초연금 부부 감액 / 출처: 연합뉴스

함께 사는 노인 부부가 각각 받는 연금에서 20%씩 감액되는 ‘부부 감액’ 제도가 실제로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생활이 더 어려운 저소득층 노인 부부부터 단계적으로 감액률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통령 공약 이행과 맞물려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저소득층부터 감액률 단계적 인하

보건복지부가 17일 국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 추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기초연금 부부 감액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 출처: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소득 하위 40%에 해당하는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현재 20%인 감액률을 2027년까지 15%, 2030년에는 10%까지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제도는 두 사람이 모두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규모의 경제’ 원리를 근거로 각각 20%를 감액하는 제도다.

부부가 함께 살면 주거비나 공과금 등을 공동으로 부담해 생활비가 절약된다는 가정에서 비롯됐다.

이번 정책 변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이행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도 포함되어 있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 출처: 연합뉴스

다만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상당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세부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재정 부담을 고려한 점진적 접근을 시사했다.

‘평균’으로 가려진 빈곤층의 현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방향은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해 뒷받침된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수준의 적정성 평가’ 보고서는 현행 제도의 맹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전체 노인 가구를 평균적으로 봤을 때 부부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단독가구의 약 1.22배로, 제도가 가정한 1.6배보다 낮게 나타났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이 평균치는 빈곤층의 고통을 가리고 있었다. 소득 하위 20%(1분위)에 속하는 노인 부부의 경우 월평균 소비지출이 단독가구보다 1.74배나 높았다.

이는 제도의 이론적 기준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로, 빈곤층 노인 부부에게 20%의 감액이 심각한 생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산 하위 20% 부부 가구는 보건 의료비 지출이 단독가구의 1.84배에 달하는 등 특정 항목에서 지출 부담이 훨씬 컸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 출처: 연합뉴스

평균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이는 제도가 정작 기초연금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최빈곤층 노인 부부에게는 ‘벌금’처럼 작용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었던 셈이다.

취약계층 우선 보호하는 맞춤형 개선으로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제도 개선 방향은 ‘단순 폐지’나 ‘일괄 축소’가 아닌, ‘취약계층을 우선 보호하는 정교한 보완’으로 설정되었다.

특히 소득 수준에 따라 감액률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은 제한된 재원 내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 우선적으로 혜택을 주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기초연금 부부 감액 / 출처: 연합뉴스

김만수 부연구위원은 “노인 인구가 증가하며 소득·자산 수준이 다양해지고 있어 단순히 부부 감액 제도만으로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기초연금이 실질적인 공공부조 역할을 하려면 저소득·저자산 부부 가구 등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공약과 정부의 추진 계획,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맞물리면서 기초연금 제도 개선은 더욱 현실화될 전망이다.

국회 연금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논의 역시 속도를 내며,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부부 감액 제도의 불합리성을 해소하는 첫 단추가 끼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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