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효과’가 불붙였다…대기업 성과급 전쟁, 산업 전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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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 People Buy SK Hynix in Bulk (3)
연합뉴스

반도체 한 기업의 성과급 합의가 대한민국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정한 이후, 삼성전자·현대차·카카오·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 노조들이 줄줄이 더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에 나선 것이다.

협상 테이블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내 핵심 산업의 생산 차질 우려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합의가 판도를 바꿨다

이번 춘투(春鬪)의 기원은 2025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SK하이닉스가 노사 합의로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상한 제한까지 폐지한 선례를 만들면서, 대기업 노조 사이에 ‘우리도 그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한발 더 나아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함께 영업이익의 15% 배분을 요구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 원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부문 임직원 1인당 최대 6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주장이다. 현대차·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수준인 약 3조 1000억 원을 요구했고,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 LG유플러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각각 30%와 20%를 내걸었다.

연합뉴스

협력사 1700곳도 긴장…중노위 담판 결과 주목

12일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마지막 담판을 벌이고 있으며, 협상 결과는 이날 중 나올 예정이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합의 전망이 불투명하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오는 21일 총파업이 예고돼 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 1차 협력사 1000곳 이상,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한 1700여 개 연관 업체의 연쇄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협력사들은 이미 장비 반입 납기를 앞당기는 등 비상 대응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카카오 노조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조정이 결렬될 경우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 “노란봉투법 탓 아니다”…노사 자율 교섭 원칙 강조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강경 춘투가 2025년 7월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제한과 노동쟁의 범위 확대 등으로 파업에 대한 노조의 법적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SK하이닉스 선례에 노란봉투법 시행까지 겹치면서 대기업 노조의 교섭 강도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두 사안을 직접 연결하는 시각에 선을 긋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갈등 자체를 없애는 법이 아니라 노사 관계의 해법으로 대화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법 시행의 부작용으로 단순 해석하기보다, 성과 배분과 노동 가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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