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7,800선을 돌파하자 국내외 대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때 ‘비현실적’으로 여겨졌던 코스피 1만 포인트 시나리오가 주요 투자은행(IB)들의 공식 보고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5월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7.31포인트(3.70%) 오른 7,775.31로 개장했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이 가파르게 상향되면서 지수를 밀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JP모건 ‘강세 시나리오 1만’, 현대차증권 ‘최대 1만2천’
JP모건은 최신 보고서에서 코스피 강세장 시나리오 목표치를 10,000으로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9,000, 약세 시나리오는 6,000으로 설정했다.
JP모건은 “중동 분쟁 협상 결과와 관계없이 원자재 가격은 전쟁 이전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AI와 보안 분야에서 한국 시장의 노출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수급 격차와 관련해서는 “고객들이 내년 공급 부족을 우려해 이미 수요를 앞당기고 있다”며 메모리 업 사이클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대차증권 김재승 연구원은 연말 코스피 기본 목표치를 9,750으로 상향하고, 강세 시나리오로는 12,000까지 단기 급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종의 2027년 순이익 전망치 615조 원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6.25배를 적용하면 지수 9,750이 산출되고, PER 8배를 적용할 경우 12,000에 도달한다는 계산이다.
실적 전망치 48% 급등…반도체가 이끈 상향 랠리
씨티그룹은 기존 7,000에서 8,500으로 코스피 목표치를 20% 이상 올렸다. NH투자증권은 7,300에서 9,000으로, 대신증권은 7,500에서 8,800으로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이경민·조재운 연구원은 “2월 말 이후 5월 6일까지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가 48% 상승했으며, 이는 반도체 업종이 74% 레벨업한 결과”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전쟁 이후 금리와 리스크 프리미엄이 올랐지만, 기업 이익 추정치의 상승 속도가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PER은 5.17배로, 최근 20년 평균(10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저평가가 이익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장기 공급계약(LTA)이 늘어날수록 밸류에이션 정상화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금리 인상 가능성 ‘변수’
증권사들의 낙관론 속에서도 우려 요인은 남아 있다. JP모건은 삼성전자에 대해 “노조 문제와 관련해 인건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에 7~12%의 잠재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노조 협상 결과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거시 환경도 주시해야 할 변수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2026년 하반기 기준금리를 현재 2.5%에서 3.0%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