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융권의 시선이 오는 5월 28일로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된 날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연합뉴스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투자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반인 3개 은행(60%) 전문가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다.
중동발 유가·고환율, 인플레이션 압박의 ‘이중고’
전문가들이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물가 압력이 있다. 이승훈 KB금융연구소 경제연구센터장은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3분기까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하반기 1∼2회, 총 0.25∼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환율 불안이 여전해서 하반기 1회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2회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중동발 유가 상승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이것이 다시 국내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는 구조가 인상론의 핵심 근거다.
동결론도 만만찮다…내수 부진과 미-한 금리차 ‘변수’
반론도 뚜렷하다. 최윤정 하나은행 PB 부장은 “취약 차주 연체와 내수 부진 때문에 금리 인상 명분이 크지 않다”며 내년까지 기준금리 2.50% 동결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양서 신한 PWM강남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가 여전히 1.25%포인트 수준”이라며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금리 차 유지는 원화 자산의 상대적 매력도와 직결된다. 한-미 금리 격차가 좁혀질 경우 외국인 자본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은행이 이를 부담으로 여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빚투 36조’ 경고등…전문가들 “현금·단기채 비중 높여야”
투자 전략을 놓고도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신중론 쪽으로 기울어 있다. 차입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36조 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계 이자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현섭 KB GOLD&WISE 도곡센터장은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하며, 조정 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정기예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을 일부 보유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주·고평가 자산보다는 현금흐름과 배당이 안정적인 우량주, 단기채·머니마켓펀드(MMF) 중심의 분산 전략이 중요하다”며 “파킹통장을 활용해 금리 추가 상승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 투자와 관련해서는 전문가 간 시각이 엇갈린다. 최 부장은 “하반기 금리 상승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장기 국공채 비중을 확대하면 이자수익과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한 반면, 김 센터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만기가 짧은 채권 투자가 유리하다”는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