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으로 일본 간다”더니… 제주도 ‘결국’ 칼 빼 들었다

바가지요금 이미지 벗겠다 선언
제주도, 가격가이드라인 도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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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가격 가이드라인 / 출처 : 뉴스1

“제주보다 일본이 싸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 제주도가 ‘바가지요금 오명’을 걷어내기 위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관광객이 지갑을 다시 열도록, 제주도는 숙박·렌터카·외식 전반에 걸쳐 ‘권장가격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만들고, 현장 단속과 인증제도까지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업종별 ‘권장가격’ 도입… 축제장도 바가지 차단

지난 4일 출범한 ‘가성비 높은 제주관광 만들기 민관협의체’는 가장 먼저 업종별 가격 기준부터 손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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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가격 가이드라인 / 출처 : 연합뉴스

숙박, 렌터카, 외식, 관광지 입장료까지 포함한 권장 가격대를 제시해 업계 자율 조정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외식업계의 경우 음식점 외부에 대표 메뉴와 가격을 표시하는 방안을 도입해, 입장 전부터 소비자 판단이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문제로 지적된 2인 이상 주문 강제, 높은 1인분 단가 관행도 개선 대상에 올랐다.

또한 물가 안정과 합리적 가격을 실천하는 ‘착한가격 업소’ 인증제를 강화한다. 브랜딩, 온라인 노출을 확대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제주도는 축제장 내 반복되는 바가지요금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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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가격 가이드라인 / 출처 : 연합뉴스

행사 전 가격 협의, 메뉴 견본 및 이미지 표시, 현장 신고센터 운영 등을 통해 즉각 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제주보다 일본이 싸다”?… 실제론 예상보다 적게 써

그간 퍼져온 “제주 갈 바엔 차라리 일본 간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데이터를 보면 차이가 있다.

민간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박 이상 여행 경험자 1006명을 조사한 결과 일본 여행 지출은 일평균 22만 7000원, 제주는 14만 7000원으로 1.5배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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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가격 가이드라인 / 출처 : 연합뉴스

이는 “제주가 비싸다”는 인식과 실지출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주도는 향후 관광객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해 관광 공식 플랫폼, 지도 앱, SNS 채널 등과 연계해 믿을 수 있는 업소 정보 제공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주관광업계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최근 5성급 호텔들은 객실 가를 20만 원대로 낮추거나,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걸고 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3월이 비수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유독 단가 하락 폭이 크다”며 “코로나19 시절 내국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뒤, 급격히 이탈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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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가격 가이드라인 / 출처 : 연합뉴스

항공편 확대, 수학여행 유치, 지역화폐 적립 확대 등 제주도는 하계 시즌 관광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도가 ‘가격의 섬’이라는 오명을 벗고, 다시 관광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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