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선업 재건에 한국 참여
한화, 현지 투자 늘려
트럼프 취임 맞춰 인재 영입

미국 조선업 재건이라는 ‘큰 그림’에 한국 조선사들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이 미국 현지 네트워크 강화와 전략적 인재 영입으로 선제적 움직임을 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미 맞춤형 라인업 구축한 한화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방산 대미 라인이 최근 미국 최대 해양·방산 산업 전시회 ‘SAS 2025’에 참가해 미국 조선업 부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마이클 쿨터 해외사업총괄 사장과 데이비드 김 한화 필리조선소 대표 등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로저 캠프 한화디펜스USA 시니어 디렉터는 “미국의 조선소 및 해안 인프라 발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맞춰 한화가 전략적으로 영입한 핵심 인재들이다.
쿨터 사장은 미 해군 근무 경력에 국무부, 국방부, 공화당과도 인연이 깊은 인물이며, 캠프 디렉터 역시 미 해군 출신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비드 김 대표는 한화에너지USA홀딩스의 CFO와 CSO를 역임한 ‘전략·재무통’으로 미국 시장 진출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산 선박’ 생산 기회 포착
이러한 한화의 전략적 인재 배치와 네트워크 구축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한국 조선업계에 보내는 호의적 신호에 발맞춘 움직임이다.
“한화가 지난해 대미로비 비용으로 391만 달러(약 55억 7000만 원)를 사용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47% 증가한 금액이라고 오픈시크릿이 밝혔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한화디펜스USA와 큐셀 아메리카가 합산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현지 영향력 확대에 적극 나섰다.

이러한 투자와 노력은 최근 미국의 정책 변화와 맞물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8년부터 전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물량의 1%를 미국산 LNG선으로 운송해야 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세계 1위 LNG 수출국인 미국의 1% 물량은 약 870만 톤에 달하는 규모로, 한화해운의 라이언 린치 부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위해 2030년까지 5~7척의 미국산 LNG운반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조선 실적이 훌륭한 다른 나라에서 선박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점은 한국 조선업계 전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정부는 ‘미 해양 지배력 강화’ 행정명령을 통해 동맹국 조선소들의 미국 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이에 한화오션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선 인프라 구축과 군함 사업 확대
한화오션은 작년 말 인수한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 인수 금액(1억 달러) 이상의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나아가 최근에는 미국에 조선소를 운영 중인 호주 오스탈의 지분 9.9%를 매입하는 등 미국 내 조선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필리조선소는 상선 건조 거점으로, 앨라배마와 캘리포니아의 오스탈 조선소는 군함 건조·수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포괄적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화의 이러한 발 빠른 움직임은 미국의 조선업 부흥 정책과 맞물려 양국 간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선제적 투자와 네트워크 확대는 한미 간 조선 분야 협력에 있어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양국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