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세’였는데 “이렇게는 못 버텨요”…떠나는 기업들, 강남에 무슨 일이

강남 오피스 공실률 1년 새 2배
스타트업 떠난 자리에 생긴 빈칸
대형 빌딩 선호 현상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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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 공실률 / 출처 : 뉴스1

“강남에서 일하던 우리 회사, 결국 성수로 옮겼다”, “임대료는 그대로인데, 매출은 줄었다”

서울 도심을 채우던 오피스가 하나둘 비어가고 있다. 경기가 얼어붙고 임대료는 버티는 가운데, 스타트업들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강남, ‘스타트업의 무덤’ 되나

부동산플래닛이 2025년 2월 기준으로 발표한 서울 오피스 임대 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전체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3.0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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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 공실률 / 출처 : 연합뉴스

이는 전월 대비 0.23%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79%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특히 강남권(GBD)은 공실률 3.4%로 서울 내 권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시기 1.72%였던 강남권 공실률이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는 IT 기반 스타트업들이 밀집해 있던 강남 일대에서, 기업 폐업 또는 이전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 스타트업들이 문을 닫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공실률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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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 공실률 / 출처 : 연합뉴스

공실률은 빌딩 규모에 따라도 차이를 보였다. 강남권에서는 2000평 이상 5000평 미만 중형 빌딩의 공실률이 4.44%로 가장 높았고, 5000평 이상 1만 평 미만의 중대형 빌딩은 4.19%, 2000평 미만의 소형 빌딩은 3.49%를 기록했다.

반면, 1만 평 이상 대형 빌딩과 2만 평 이상 프리미엄 빌딩의 공실률은 각각 1.96%, 1.44%에 불과했다.

이는 잘나가는 기업들이 고급화된 사무공간을 선호하는 반면, 비용에 민감한 기업들은 아예 더 저렴한 소형 건물이나 외곽 지역으로 이전하는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다.

떠나는 기업들, 줄어드는 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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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 공실률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오피스 시장의 또 다른 변화는 ‘면적 축소’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사무실 유지비용 부담이 커지자, 기존 공간을 줄이거나 외곽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마곡 등지에서의 신규 오피스 공급도 공실률 증가에 일조했다.

1년간 서울 전체의 전용면적당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한 NOC는 3.3㎡(1평)당 평균 19만 962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3% 상승했다. 강남권의 경우 1.82% 오른 20만 9108원을 기록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 임대차 시장 관계자는 “프리미엄 빌딩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지만, 중간 규모 오피스는 입주 수요가 줄어 공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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