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외환보유액·물가·환율’ 트리플 쇼크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은데, 이대로 괜찮을까?”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란 국가가 위기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상금과도 같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나 다름없던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110억 달러로, 한 달 만에 46억 달러가 증발했다. 원화로 약 6조 654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외환보유액 규모는 2020년 6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확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을 꼽았다.
특히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외환 당국이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고공행진 물가… 2%대 진입의 경고음

여기에 물가 상승 압력까지 더해지며 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5개월 만에 2%대로 올라섰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7.3% 급등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생활 물가 측면에서도 충격은 만만치 않다. 배추 가격이 66.8% 급등했고, 김은 37년 2개월 만에 35.4%라는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가공식품류도 2.7% 상승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더욱 옥죄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정치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과거 정치적 불안 시기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특히 현재는 내수 부진,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PF 구조조정, 자영업 대출 및 가계부채, 주력산업 부진 등 잠재된 리스크가 환율 급등과 맞물리면 실물·금융 리스크와 결합한 복합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기업투자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 취약부문 금융보호망 강화 등 종합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물가안정이 ‘민생의 제1과제’라는 인식 하에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안정적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호들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