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마저 울상 “감당 못 하겠다”… ‘줄도산 우려’에 ‘발 동동’

기업 10곳 중 3곳, 자금 사정 악화
건설·철강·석유화학 업종, 위기 직면
대기업 자금 사정 악화 / 출처 : 뉴스1

“이자 갚기도 힘들어요. 돈 빌리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6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3곳(31%)이 올해 자금 사정이 작년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토목(50%), 금속·철강(45.5%), 석유화학(33.3%)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장 심각했다.

대기업 자금 사정 악화 / 출처 : 연합뉴스

이들 업종은 경기 침체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장기적인 부진을 겪고 있으며, 자금 조달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들은 자금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환율 상승’(24.3%)을 꼽았다. 이어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23.0%), ‘높은 차입금리’(17.7%), ‘매출 부진과 수익성 악화’(16.7%)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6%가 올해 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으며, 11%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5곳 중 1곳, 이자 비용 감당 못 해

대기업 자금 사정 악화 / 출처 : 뉴스1

이자 부담 역시 기업들에게 큰 압박이 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0%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에서 2.75%로 인하했지만, 기업들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응답 기업의 58%는 올해 말까지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기업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95.8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환율 부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자금 사정 악화 / 출처 : 연합뉴스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긴축 경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61.1%에 달했다.

특히 건설(75%), 석유화학(73.9%), 철강(66.7%) 업종에서 신규 채용을 줄이는 기업이 많았다.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는 이유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수익성 악화’(51.5%)를 가장 많이 꼽았다.

대기업 자금 사정 악화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일부 기업들이 도산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이자 부담과 자금 조달 어려움이 지속되면 건설·철강·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연쇄 도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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