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는 줄었는데 실적은 최고
‘금리 인하’에도 금융지주 이익 역대급

“금리 내려도 이익은 줄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은 오히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6일 발표한 전망치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4조 885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한 수치다.
은행이 끌고 보험이 밀었다…전체 순익은 24조 육박
금융지주는 은행이나 보험, 카드사 같은 금융회사를 거느린 ‘모회사’ 역할을 한다. 여러 계열사를 통해 금융 전반을 아우르며 수익을 내는 구조다.
금융지주 전체로 보면 상승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2024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개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은 23조 8478억 원으로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이로써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전체 수익의 약 60%를 차지한 건 여전히 은행이다. 지난해 은행부문의 당기순이익은 16조 3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9천억 원 이상 늘었다.
보험업권은 전년 대비 16.5%, 금융투자업권은 15.2% 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카드사·캐피탈·저축은행 등 여전사 부문은 5.8% 줄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건전성 우려도…“사회적 책임 요구 거세질 것”
눈부신 실적 이면에는 우려도 존재한다. 우선 자산건전성 지표는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0%로, 1년 전보다 0.18%포인트 상승했다.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50.6%에서 122.7%로 27.9%포인트 하락했다. 실적이 좋다 하더라도 잠재 리스크에 대비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실적 흐름이 꺾일 가능성은 낮다. 에프앤가이드는 2024년 한 해 동안 4대 금융지주가 총 17조 6천억 원 규모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수치다. 이 중 KB·신한 두 곳은 5조 원대 진입이 유력하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도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월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정무위원들도 관세 여파로 고통받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금융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올해도 실적이 ‘최고’라면, 책임은 ‘최대’가 될 수도 있는 만큼, 각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장과 정치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