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계엄 후폭풍에… “엄마, 나 어떡해요” 유학길 발목 잡혔다

정국 불안으로 환율 흔들리자
유학생과 학부모들까지 ‘속앓이’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A 씨는 최근 학생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서울에 숙소를 잡고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를 준비하던 A 씨였지만,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주한미국대사관의 영사 업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모든 일정이 꼬인 데 더해 환율까지 올라버리는 바람에 골치가 아프다는 A 씨.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중 비상계엄 선포와 그 후폭풍이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3.60원으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대비 10.70원 상승했다.

정치적 불안정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계엄 사태는 해제됐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단기적으로 1410~1450원이 레인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는 미국 비자 발급을 앞둔 유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주한미국대사관은 4일 오전 5시쯤 비자 인터뷰를 전격 취소하며, 예정된 인터뷰 일정이 모두 무산됐다.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긴급 안내문을 올리고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시위 지역에서 폭력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환율 급등, 학부모들의 불안 가중

환율 상승은 유학생 학비와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 학부모들에게도 큰 부담을 안겼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환전 시기를 고민하며 답답하다”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정치적 불안정과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으로 인해 환율 상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를 유보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환율이 1410~14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이어지는 한, 외환시장과 유학생들의 어려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비자 발급부터 환율 부담까지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유학생들의 목소리가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정치적 리스크가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당국의 시장 안정화 노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정치적 안정화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