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1위 “이젠 못 버텨”… 5년 만에 ‘빨간불’, 늪에 빠진 업계

국내 주요 면세점 4사, 작년 영업손실 3000억 원 육박
중국인 관광객 회복 지연에 고환율·임대료 부담까지
내실 다지기 나섰지만 올해도 먹구름 지속될 전망
면세업계
면세업계 실적 악화 / 출처: 연합뉴스

“2024년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어려운 한 해였다” 한때 세계 1위를 기록했던 국내 면세업계가 고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적자의 늪에 빠진 면세업계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업계를 대표하는 4개사의 2024년 영업손실 규모가 3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면세점은 매출액이 3조 28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음에도 69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 이후 4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면세업계
면세업계 실적 악화 / 출처: 연합뉴스

신세계면세점 역시 매출은 2060억 원으로 4.7% 증가했지만, 전년도 866억 원 흑자에서 359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2018년 설립 이후 지속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8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다음 달 말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지만 이미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922억 원에 달하며 연간 1000억 원대의 손실이 예상된다.

면세업계의 영광은 왜 사라졌나

면세업계
면세업계 실적 악화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주요 면세점들이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2019년 한국 면세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의 대규모 방문과 다이궁(보따리상)의 대량 구매에 힘입어 24조 8586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고환율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 다이궁 수수료와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가속화

면세업계
면세업계 실적 악화 / 출처: 연합뉴스

위기 극복을 위해 면세업계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신세계면세점은 부산점 폐점을 결정했다.

롯데면세점은 마케팅부문을 통폐합하고 다이궁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업계는 2025년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세 불안정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예상되며, 인천공항 임시 매장의 정규 매장 전환으로 임대료 감면 혜택도 종료될 예정이다.

한 면세업체 관계자는 “수익 확보를 위해 다이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개별 관광객 매출 비중을 높이는 사업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며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 해결이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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