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마늘까지 인기라는데
우리 골목 된장찌개 가게는 사라진다
배달·재료값·인력난 삼중고

“미국 사람들은 된장에 마늘 싸 먹는다는데, 왜 우리 동네 밥집은 다 사라지는 걸까?”
해외에서 한식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한식의 본고장인 한국에선 동네 밥집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언뜻 상반돼 보이는 이 흐름은 단순한 외식 트렌드 이상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줄어드는 건 입맛이 아니라 가게
통계는 이미 변화의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전체 외식업체 중 한식당 비중은 2018년 45.6%에서 올해 41.8%까지 떨어졌다.
이는 6년 연속 감소하는 수치로, 지금 속도라면 3년 뒤엔 30%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사라진 자리에는 일식, 중식, 서양식뿐 아니라 햄버거와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가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같은 기간 일식당은 1.5%에서 2.6%로, 피자·햄버거 전문점은 2.4%에서 3.5%로 증가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국 한식당 사업자 수도 1년 새 2천 명 넘게 줄었다. 현장의 목소리는 명확하다. 코로나19를 견뎌낸 한식당이 경기 침체, 배달 소비 확대, 식자재값 폭등이라는 삼중고에 휘청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배달도, 원가도, 인력도 모두 한식에 불리하다는 점이다. 찌개나 족발처럼 일부 메뉴를 제외하면 배달 선호도는 낮고, 높은 수수료는 자영업자에게 치명적이다.
실제로 한식당 10곳 중 7곳 이상은 하루에 배달 주문이 한 건도 없다고 답했다. 한 외식업 관계자는 “한식은 배달을 포기하고, 수익이 줄고, 다시 경영난이 오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식재료 사정도 녹록지 않다. 한식은 다양한 재료를 다듬어야 해 손이 많이 간다. 그러다 보니 한식당의 재료·인건비 비율은 전체 외식업 평균보다 높다.
게다가 한식 요리사는 점점 찾기 힘들어졌다. 과거엔 한식 조리사 모임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은퇴하고 젊은 요리사들은 일식이나 양식으로 빠진다.
늘어나는 건 프랜차이즈 간판 뿐
이런 흐름은 결국 한식당의 프랜차이즈화로 이어지고 있다. 본사 지원 없이 신메뉴를 개발하거나 소비자 입맛을 쫓는 것이 버겁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지난해 기준 3,700여 개로 1년 전보다 4% 넘게 증가했고, 가맹점 수 역시 3.7% 늘었다.
세계한식총연합회는 올해부터 아예 한국에서 김치와 반찬을 공동 수입해 현지 식당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류 열풍과 발효음식 붐을 타고, 마늘을 기피하던 입맛까지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식 세계화가 이어지려면 그 뿌리가 되는 국내 한식당부터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