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미국이 이렇게까지?”…위기감 감도는 삼성·SK, 무슨 일?

미국 보조금 축소 가능성에 한숨
대중 규제 강화에 이중고
달라진 정책 환경에 생존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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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보조금 / 출처: 연합뉴스

“우리는 같은 보조금 지원 금액으로 더 많은 가치를 얻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경우에만 보조금을 분배할 계획이다.”

미국이 약속했던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획을 뒤집을 조짐을 보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수십조 원을 투자한 한국 기업들은 보조금 삭감 가능성과 대중국 규제 강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약속된 보조금마저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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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보조금 / 출처: 연합뉴스

러트닉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계획에 대해 “과하게 관대해 보였다”며 온전히 지급하지 않을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TSMC의 사례를 들며 “계약에는 650억 달러(약 88조 4000억 원)의 건설 비용에 대한 60억 달러(약 8조 1000억 원)의 지원금이 포함돼 있었지만, 우리는 60억 달러에 대한 지원금으로 투자금을 1650억 달러(약 224조 4000억 원)로 수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 등 370억 달러(약 50조 원)를 투자하고 47억 5000만 달러(약 6조 5000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HBM 패키징 공장과 R&D 시설 설립에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3000억 원)를 투자하고 보조금 4억 5800만 달러(약 6200억 원)를 받기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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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보조금 / 출처: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은 업체마다 계약 조건과 수령 방식 등이 다를 텐데 어떻게 재검토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약속된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그에 따른 영향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도 ‘변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 가능성이다.

지난 4월 중국의 딥시크가 AI 모델 구동에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 H800을 사용했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저사양 칩인 H20까지 확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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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보조금 / 출처: 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에 대한 수출 통제가 확대되면서 여기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도 영향을 받는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생산 기지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낸드 생산량의 40%를,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D램의 40%가량을 생산 중이다.

파운드리 사업 미래도 ‘불투명’

파운드리 사업에서 수조 원대의 적자를 내며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더욱 깊은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투자 규모를 40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줄인 상태다.

삼성 점유율
미국 반도체 보조금 / 출처: 연합뉴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비효율적인 투자를 과감하게 비용 감축 관점에서 줄이도록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투자 확대를 요구할 경우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미국은 최근 ‘미국 투자 액셀러레이터’라는 조직을 상무부 안에 만들고 “이전 행정부보다 훨씬 더 나은 협상”을 이끌어내는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등 재협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6년 테일러에서 파운드리 신규 생산 라인 가동을 준비 중인 삼성전자에 향후 잠재 고객 확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기회 가능성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재검토가 현실화한다면 어떤 식으로 협상을 풀어나가는 게 유리할지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향후 상황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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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참에 아예 미국서 제조처 철수해 반도체 고립을 맛봐야 미국이 정신차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