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 이제 안 가요”… 줄줄이 빠져나가자 ‘비상등’ 켜졌다, 무슨 일?

공시 경쟁률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져
젊은 공무원들 대거 이탈 현상 심각
처우 개선 위한 대책 속속 나와
공무원
공시 경쟁률 5년만에 최저 / 출처: 연합뉴스

한때 안정적인 직업의 대명사였던 공직사회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원자는 줄고 현직자들은 이탈을 고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정부가 처우 개선책을 내놓는 등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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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의 최근 자료들은 공직사회의 위기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공시 외면하는 사람들

1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오는 21일 실시되는 2025년 지방공무원 9급 공개·경력채용 시험의 경쟁률은 8.8대 1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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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경쟁률 5년만에 최저 / 출처: 연합뉴스

이는 지난해(10.4대 1)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며, 2021년 10.3대 1, 2023년 10.7대 1과 비교해도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부산시가 29.1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충남도는 5.4대 1에 그쳤다. 직군별로는 행정직군(10.6대 1)이 과학기술직군(6.2대 1)보다 높았다.

고위직 진입 관문인 5급 공채와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쟁률은 34.6대 1로, 2021년 43.3대 1에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저연차 이탈 급증, ‘낮은 보수’가 결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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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경쟁률 5년만에 최저 / 출처: 연합뉴스

공직 경쟁률 하락의 이면에는 현직 공무원들의 이탈이 자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재직 기간 5년 미만인 신임 공무원들의 퇴사자 수가 2019년 6663명에서 2023년 1만 3321명으로 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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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직 안정성이라는 과거의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실시한 ‘2023년 공직생활실태조사’는 더 심각한 현실을 드러냈다.

경력 5년 미만 공무원의 절반 이상(54.6%)이 이직 의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중 대다수(77.4%)는 그 이유로 ‘낮은 보수’를 지목했다.

이러한 불만은 인사혁신처의 설문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실시된 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62.9%, 공무원의 88.3%가 공직 지원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를 꼽았다.

공무원 복지포인트 건강보험료
공시 경쟁률 5년만에 최저 / 출처: 연합뉴스

특히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처럼 보수 문제가 공직 이탈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 초임 인상과 주거지원으로 사기 진작 나서

늘어나는 공직 이탈과 하락하는 경쟁률에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공직사회 사기 진작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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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원정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1월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통해 “저연차 실무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처우를 개선해 공직사회의 사기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공무원
공시 경쟁률 5년만에 최저 / 출처: 뉴스1

처우 개선의 핵심은 앞서 지적된 ‘낮은 보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급여 인상과 주거 지원이다.

현재 월평균 269만 원 수준인 9급 공무원의 보수는 내년 284만 원, 2027년 300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오른다. 아울러 무주택 공무원에게는 2030년까지 약 5800가구의 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특히 이탈률이 높은 저연차 공무원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공직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행안부는 필기시험이 안전하고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지자체와 상황관리 등을 적극 협력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이 공직 사회의 위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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