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즐겨 먹었는데 “올해는 못 먹어요”…서민들 ‘눈물’

대중 어종 생산량 최대 91% 급감
기후변화와 나쁜 날씨가 주범
밥상 물가 상승에 서민 가계 타격
물가 상승
출처 – 게티이미지

“일주일에 두 번은 생선을 먹었는데, 요즘은 가격이 너무 올라 엄두가 안 납니다.” 주부 김모씨(47)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 대표 생선들이 밥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서민들의 식탁이 더욱 초라해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어, 갈치, 오징어 등 대중성 어종의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가격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서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던 대표 수산물들이 이제는 부담스러운 음식이 되어가고 있다.

어획량 급감, 물가는 급등

지난달 고등어 생산량은 5,608톤으로 전달 대비 무려 72.5% 감소했다. 이는 작년과 평년과 비교해도 각각 38.1%, 10.9% 줄어든 수치다. 수산업관측센터는 “어황이 좋지 않은 데다 나쁜 기상 상황으로 조업 일수가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
출처 – 연합뉴스

생산량 감소로 고등어 산지 가격은 킬로그램당 5,937원으로 전달보다 28.4% 올랐다. 소비자가격(신선냉장)은 킬로그램당 1만3,620원으로 평년과 작년 대비 각각 21.8%, 23.3% 상승했다.

갈치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생산량은 917톤으로 전달 대비 80% 감소했으며, 작년과 평년에 비해 각각 55.6%, 71.1%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갈치 산지 가격은 킬로그램당 2만420원으로 전달보다 32.7% 상승했고, 소비자가격도 9.0% 오른 킬로그램당 2만3,110원을 기록했다.

오징어는 더욱 심각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생산량은 194톤으로 지난 1월보다 91%나 급감했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 2.0%, 평년 대비 91.3% 각각 감소한 수치다. 산지가격은 킬로그램당 8,059원으로 전달 대비 18.3% 올랐으며, 작년과 평년 대비 각각 50.9%, 70.7% 상승했다.

기후변화와 악천후가 주범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대중성 어종 생산량 감소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먼저 기상 악화로 인한 조업일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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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해수부 관계자는 “통상 2월에는 기상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드는데, 지난달에는 특히 기상이 나빠 조업을 나간 날이 5일도 되지 않은 어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원인은 기후변화다. 해수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으로 어장이 이동하고, 어장이 형성돼도 수산물 밀도가 낮은 점도 생산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도 이에 동의하며 “2월은 1월에 비해 어황이 좋지 않은 달이긴 하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오징어와 갈치의 어획량이 예년보다 더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수협중앙회는 “기후변화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어민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3월부터 상황 개선 전망

다행히 해수부는 이달 들어 어황이 개선되면서 생산량이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고등어와 갈치 등은 이달 들어 어획량이 양호한 상황이고, 오징어는 다음 달에 원양산 물량이 들어오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
출처 – 게티이미지

또한 해수부는 비축 물량을 풀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는 수산인의 날을 기념해 수산물 할인 행사를 시작했으며, 오는 26일부터는 수산물 구매 시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도 진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어종 감소 문제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산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어업 구조 개편과 함께 양식업 활성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던 고등어, 갈치, 오징어가 ‘사치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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