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이다” 돈 쏟아부었다 ‘비상’ 걸린 은행들

“동남아 금융시장, 도전인가 덫인가”
한국 은행들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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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해외 실적 부진 / 출처 : 뉴스1

“새로운 기회라 믿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을 겨냥한 한국 주요 시중은행들의 해외 진출 전략이 예기치 못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 역내 주요 시장에서 경기 둔화와 높은 기준금리가 발목을 잡으며,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수익성은 곤두박질쳤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회를 엿보던 투자처가 이제는 막대한 비용을 떠안게 만든 위기의 중심지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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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해외 실적 부진 / 출처 :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해외 부실채권 규모는 18억 56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에 근접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의 부실채권이 전체 해외 부실채권의 59%에 달했다.

국민은행이 인수한 KB부코핀은행에서만 7억 달러 이상의 부실이 발생하며, 은행 경영의 주요 리스크로 자리 잡았다.

현지 기준금리가 연이어 인상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고, 경기 둔화로 연체율까지 오르면서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동남아 지역의 경제 불확실성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자 장사’ 비판 속 선택의 기로에 선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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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해외 실적 부진 / 출처 : 연합뉴스

위기에 직면한 시중은행들은 부실채권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해외 자산관리 비상 대책반”을 구성해 고위험 채권을 관리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24시간 대응 체제를 도입해 부실 예상 업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잠재 부실 여신 감축 프로그램을 강화해 해외 점포의 고위험 거래처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위기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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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해외 실적 부진 /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금의 손실은 동남아 진출 초기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현지 시장에서의 선점 효과가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위기를 넘어설 경우, 2026년 이후로는 한국 은행들이 현지 금융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은 국내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다시 부각시켰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전체 순이익 중 해외 수익 비중은 4.8%에 불과했다. “내수 시장에서 이자 마진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만 의존하는 은행 구조가 해외에서의 실패를 낳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전략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로에 선 은행들의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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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데 은행원들은 성과금으로 흥청만청 이런때를 준비하고 지그들 금고에 세이빙을 해야지 한마디로 한치 앞도 못보고 그런사람이 은행원인 우리나라의 현실.ㅊ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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