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메이드 인 차이나 아닐지도”… ’40조’ 걸린 ‘역대급’ 결단 앞에 선 애플

‘중국산’ 태생의 아이폰, 관세 우려
“생산지 바꿔야 하나?”… 팀 쿡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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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현지 생산 / 출처 : 뉴스1

애플이 수년간 고수해 온 ‘중국 중심 생산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등에 업은 미국 정부가 전자제품을 겨냥한 강도 높은 대중 관세 정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앞서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주요 전자제품이 미국 정부의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업계는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 했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최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품목이 상호관세에서 제외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영구적인 면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시장의 섣부른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이런 상황에 일각에선 팀 쿡 애플 CEO가 처음으로 ‘미국 내 생산’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경우 무려 40조 원의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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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현지 생산 / 출처 : 뉴스1

지난 13일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점유율 5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들의 생산라인은 전통적으로 중국에 의존해 왔다. 현재도 전체 아이폰 생산량의 약 90%가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문휘창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미국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당근책’을 병행할 경우 애플도 전략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산 아이폰 가능할까… “공급망, 숙련도, 비용 모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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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현지 생산 / 출처 : 연합뉴스

아이폰이 미국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생산 효율성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과거 퓰리처상을 받은 기사에서 “애플이 중국을 선택한 이유는 대량 인력을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과 밀집된 공급망, 숙련된 기술인력 때문”이라고 짚은 바 있다.

애플은 이미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지만, 이들 국가가 중국을 대체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실제로 애플이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려면 약 300억 달러(약 41조 원)와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추산도 나온다.

삼성도 같은 고민… 생산지는 기업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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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현지 생산 / 출처 : 연합뉴스

무엇보다 핵심은 ‘정책의 방향성’이다. 지난 11일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이 스마트폰, 반도체 등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면제’로 받아들였지만, 13일, 곧바로 “이건 예외가 아닌 재분류일 뿐이며, 향후 별도 조사로 다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못 박았다.

생산기지 이전은 수십억 달러의 투자와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결정인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선택도 쉽게 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왔다. 특히 인도에서는 연간 수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하지만 이 역시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인도 역시 미국과의 관세율이 26%에 이르며, 베트남은 46% 수준으로 삼성에도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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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현지 생산 / 출처 : 연합뉴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생산지의 재배치가 아니라,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 가능한 공급망 체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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