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준공 후 미분양 2만 1천여 가구
LH, 감정가 83%에 3천 가구 매입 나서
비수도권 영남권 미분양, 전국의 3분의 1

“신축 아파트 5천만 원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거래되는데 누가 분양받겠어요?”
부동산 침체기에 찬바람이 가장 매섭게 부는 곳이 있다. 바로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시장이다.
완공된 깨끗한 새 아파트가 쌓여만 가는 가운데, 정부가 드디어 본격적인 미분양 해소책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는 20일 LH가 21일부터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천 가구에 대한 매입 공고를 낸다고 밝혔다.

LH, 감정가 83%에 미분양 매입…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활용
가장 주목할 부분은 매입 가격이다. 국토부는 LH가 감정평가액의 83% 수준에서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LH가 별도 감정평가를 진행하며, 이 상한가 내에서 업체가 제시한 매도 희망가가 낮은 주택부터 순차적으로 매입한다.
LH는 매입 심의를 통해 임대 활용 가능성과 분양 가능성이 높은 주택을 선별할 계획이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충분한 가격 할인 등 업계의 자구노력과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활용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선별 매입하겠다”고 말했다.
매입한 주택은 시세의 90% 수준 임대료로 6년간 거주하다가 분양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활용된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단지별로 매입이 완료되는 대로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필요시 LH의 지방 미분양 주택 직접 매입 규모를 3천 가구에서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영남권 악성 미분양 심각…”속수무책 상황”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심각한 미분양 주택 문제가 있다.
지난해 12월 국토부의 발표에 따르면 부산, 대구, 울산, 경남 등 영남권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만 7천여 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전체 악성 미분양 물량의 3분의 1을 넘는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674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전국 악성 미분양 물량(2만 1,480가구)의 12%에 달하는 수준이다.

부산은 지난해 12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1,886가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남도 준공 후 미분양이 1,775가구에 달했고, 울산의 미분양 아파트는 4,131가구로 한 달 사이에 52.4%(1,420가구)나 급증했다.
특히 울산에서는 내년 말까지 약 1만 7천 가구에 달하는 신규 물량이 예정되어 있어 미분양 문제가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
“건설사들이 할인 분양 등 자구 노력으로 발버둥 쳐도 한번 경기가 얼어붙으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울산경남도회 관계자는 미분양 해소를 위한 추가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분양가보다 저렴한 구축 아파트로 수요 쏠림
미분양이 쌓이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분양가와 실거래가의 괴리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평균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357만 원으로 평균 아파트 매매시세 1,403만 원보다 954만 원이나 높았다.
이처럼 분양가가 높으면 지방 수요자들은 청약통장을 쓰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아파트로 몰릴 수밖에 없다.

울산에서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등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있지만, 건설업체나 근로자들도 새 아파트 분양보다는 전월세로 구축 아파트에 입주하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박해정 공인중개사는 “근래 입주한 아파트가 5천만 원 안팎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며 “전월세는 품귀 현상을 보이는데도, 분양 시장은 매우 차가운 상태로 유지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부동산업계는 국민의힘이 요구한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완화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에 대한 세제 혜택, 미분양 물량을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장기 임대 아파트로 전환하는 방안 등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낮게라도팔아야지
솔찍히 콘크리트로 짓는 아파트..
평당 천만원 아래가 정상이다
평당 분양가 2,357만원 매매시세 1,403만원 무려 40% 차이다. 새집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