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수리비, 학원비 줄줄이 인상
생활비 압박의 중심에 ‘서비스 물가’

“마트만 비싼 줄 알았는데, 병원비랑 수리비도 예전 같지가 않다.”
물가 부담의 주범이 먹거리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 지표를 보면 ‘외식’을 뺀 서비스 분야의 가격도 3% 넘게 뛰었다. 이른바 ‘숨은 물가’다.
‘조용한 지출’이 더 아프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지수는 116.9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오른 수치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보다 훨씬 높다.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란, 미용실·학원·보험·수리·렌털 같은 직접 구매하는 서비스의 가격이다. 공공요금이나 외식비를 뺀 일종의 ‘생활밀착 물가’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건 컴퓨터 수리비다. 출장비 인상 등이 반영되며 무려 47.6%나 올랐다.
그 외에도 콘도 이용료(17.6%), 보험서비스료(16.3%), 가전제품 수리비(13.5%) 등의 상승률이 눈에 띈다. 그야말로 보이지 않게, 하지만 확실히 부담을 늘리는 지출이다.

교육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닝 이용료(9.4%), 가정학습지(6.8%), 취업학원비(4.1%), 학원 기숙사비(4.1%) 등 자녀 교육비 부담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실손보험, 수리비, 교육비…‘생활 세금’ 된 서비스비
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을 시작한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무엇보다 실손보험료가 지난 1월부터 차례로 인상됐고, 지난달에는 1세대 실손보험까지 보험료가 오르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또 컴퓨터나 가전제품의 출장 수리비도 동반 상승했다. 이는 단순히 기술료가 오른 것이 아니라 인건비, 운송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일부 품목은 부품값 인상보다 ‘사람값’이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4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넉 달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공식품, 축산물, 수산물의 가격이 주목을 받았지만, 근원물가를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근원물가는 국제유가나 계절 요인에 크게 흔들리는 품목을 뺀 물가 지표다. 최근에는 오히려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통계 수치보다 더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장바구니 물가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더라도 가계는 여전히 ‘살림이 팍팍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서비스 물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에서 조용히 오르고 있다. 서민들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생활비 압박의 해결 방안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생각없이 최저임금 올리니까 ㅇㅈㄹ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