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뒤집힌 유가… 중동 리스크에 자산 시장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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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 급등
연합뉴스

단 사흘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에 급락했던 국제 유가가 주말 새 벌어진 군사적 충돌 소식에 다시 치솟으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국 시간 4월 20일 오전 8시 30분 현재,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6.14% 급등한 배럴당 95.93달러를 기록했다. 5월 인도분 WTI 선물도 7.35% 뛰어오르며 배럴당 90.01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급등은 단순한 수급 변동이 아닌,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실물 시장과 금융시장 전반을 어떻게 연동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시장에서는 주목한다.

사흘 만에 ‘급락→급등’…해협 봉쇄가 가격을 흔들다

불과 사흘 전인 4월 17일, 브렌트유와 WTI 선물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 기대감에 각각 9.1%, 11.5%라는 이례적인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은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신호에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주말 사이 상황이 역전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고, 미국이 이란 관련 선박을 나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 프리미엄이 다시 유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협상 낙관론이 하루아침에 군사 충돌 우려로 교체된 것이다.

미국 호르무즈 '역 봉쇄' 예고에 국제유가 급등 - 뉴스1
미국 호르무즈 ‘역 봉쇄’ 예고에 국제유가 급등 / 뉴스1

현물-선물 33달러 격차…시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

이번 사태에서 주목할 지점은 유가 현물과 선물 간의 극단적 가격 괴리다. 4월 13일 기준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32.74달러였던 반면, 6월물 선물은 99.36달러에 그쳤다. 격차는 무려 33.38달러로, 시장에서는 이를 역사적 수준의 이례 현상으로 평가한다.

이 같은 괴리는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실물 원유의 급격한 공급 부족이고, 둘째는 극심한 변동성에 부담을 느낀 트레이더들이 선물 시장에서의 대규모 포지션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선물 가격이 실물 시장의 혼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뉴욕 증시도 동반 약세…위험 회피 심리 확산

이란 군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재개…美해상봉쇄 유지 탓"(종합) | 연합뉴스
이란 군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재개…美해상봉쇄 유지 탓” / 연합뉴스

유가 급등의 여파는 주식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같은 시간 다우존스, S&P 500, 나스닥100 선물은 0.6~0.8%대 약세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광범위한 위험 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카로바 캐피털의 해리스 쿠르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시장은 휴전 시한을 앞두고 여전히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위험 프리미엄에 완전히 베팅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낙관과 경계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수 주 더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상황에서 시장의 출구 기대감이 꺾인 만큼, 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이란 간 휴전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협상 테이블의 동향이 향후 에너지 가격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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