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끝났다고 했나?”…갑자기 불어닥친 돌풍에 시장 ‘들썩’

SUV 독주 끝났나
세단 판매 16.6% 반등
‘가성비’ 앞세운 세단의 귀환
1분기 국내 세단 판매량
그랜저/출처-현대차

올해 1분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3월 세단 판매량은 10만 72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반면 SUV는 같은 기간 1.6% 감소한 20만 2447대에 그쳤다. 한동안 SUV에 밀려 존재감을 잃었던 세단이 갑작스러운 반등을 보인 셈이다.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속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세단’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나타난 변화다.

SUV 강세 속 세단의 반격

세단 판매의 반등은 수치로도 뚜렷하다. 올해 1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의 세단 3종이 자동차 판매 상위 10위 안에 모두 포함됐다.

현대차그룹 4월 친환경차 미국 판매량
아반떼/출처-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1만 9031대·4위), 준중형 세단 아반떼(1만 8909대·5위), 중형 세단 쏘나타(1만 4477대·9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7%, 56.2%, 81.4%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SUV는 대체로 크고 험로 주행에 적합한 부품을 더 많이 탑재하고 있어 동급 세단보다 수백만원 비싼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더 저렴하고 연료 효율이 높은 세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반떼(기본가 1964만 원), 쏘나타(2788만 원), 그랜저(3798만 원)는 기아의 대표 SUV 쏘렌토(3550만~4631만 원)보다 가격 경쟁력이 뚜렷하다.

‘가성비’ 전략 통했다…수입차도 변화

국산차에 이어 수입차 시장에서도 ‘가성비 세단’이 주목받았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1분기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세단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 모델인 ‘E200’으로 3457대가 판매됐다.

테슬라 3만 달러 미만 보급형 전기차 생산
현행 모델 3/출처-테슬라

전기차 부문에서는 테슬라 모델 3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2024년 1분기 15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올해 1분기 2345대로 급증했다. 테슬라는 작년 4월 중국산 모델 3를 국내에 도입하며 가격을 기존보다 약 1000만 원 낮췄다.

고가 수입 세단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한 모델들이 중심이 되어 세단 시장의 회복을 견인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SUV의 고가격 구조가 소비자 부담을 키우면서, 세단의 가격 메리트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 세단 출시 이어지며 동력 얻어

전기차 시대의 도래도 세단 반등에 힘을 실었다. 3월 출시된 기아의 준중형 전기 세단 EV4는 브랜드 최초의 전기 세단으로, 적재 공간 490리터와 1회 충전 주행거리 533km(롱 레인지 기준)를 확보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거리다.

기아 2025 뉴욕 국제 오토쇼
EV4/출처-기아

BYD의 중형 전기 세단 ‘씰’ 또한 주목할 만하다. 씰은 모델 3(5199만 원)보다 약 450만원 저렴한 4750만 원부터 시작되는 가격대를 내세워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약 30% 적어 구조상 실내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세단의 공간적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도 있다.

EV4와 씰의 연이은 출시로 인해 세단은 가격뿐만 아니라 실용성 면에서도 매력을 갖추게 되면서, SUV 위주의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BYD 씰 국내 출시 가격
씰/출처-BYD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가격과 효율성 모두를 고려한 세단의 귀환이 자동차 시장의 지형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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